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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우리를 멍청하게 만드는가?
idlemoon
2010. 4. 19. 00:24
순차적인 인쇄된 페이지가 장려하는 심도 있는 읽기는, 저자의 글로부터 지식을 얻는다는
사실만으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그 글이 우리의 마음에 지적 '울림'을 준다는
점에서도 가치가 있다. 책을 산만하지 않게 집중해서 읽거나 어떤 것에 대해 숙고를 할 때
생기는 '조용한' 공간에서는 우리는 스스로 연상(聯想)하고, 스스로 추론을 하고, 스스로
관념을 키운다. 깊은 읽기는, 메리앤 울프가 주장하듯이, 깊은 사고와 다른 것이 아니다.
그러한 '조용한' 공간을 잃거나, 그것을 '컨텐츠'로 채우면 우리는 우리 자신만이 아니라
우리의 문화를 위해서도 중요한 것을 희생하게 된다.
-- Nicholas Carr, "Is Google Making Us Stupid?", The Atlantic, July/Aug. 2008.
누가 전체를 번역한 게 있군요.
http://blog.naver.com/gerrard76?Redirect=Log&logNo=10046617801
저자도 말하듯이 지적 기술의 발달이 있을 때마다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소크라테스는
글(쓰기)이 확산되는 것에 대해 기억력의 퇴보를 두려워했고, 사람들이 적절한 지도 없이
많은 정보를 받아들임으로 해서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안다는 생각을 할 것이라고 했다.
15세기에 구텐베르그의 인쇄술이 도입되었을 때도 이탈리아의 학자 Squarciafico는 책을
너무 쉽게 구할 수 있으면 사람들이 지적으로 게을러질 것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그러한
우려들이 상당히 현실화된 건 사실이지만, 현재의 문자문화의 중요성은 누구도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웹문화의 발달에 대한 우려도 (대부분) 기우에 그칠 수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난 대체적으로 저자의 의견에 동의할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봤을 때 웹이
연구활동에 엄청나게 기여하고 있다. 내가 옛날에 학교 다닐 때는 생각도 할 수 없었던
것들이 지금은 가능하다. 좋은 글들도 많이 접할 수 있다. 하지만 톨스토이나 포크너를
웹에서 읽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 나는 그래도 구세대라서 여전히 책을 가까이 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요즘 세대에게 '깊은 읽기'는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내 블로그에 종종 등장하는 Harper's 잡지가 올해부터 80페이지로 줄었다. 2000년대 초
부터 구독했는데 그 동안 계속 100페이지였다. 구글의 컨텐츠가 그 줄어든 것을 보완하나?
양으로서는 물론 보완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질로서는 별로 그렇지 못하다. 요즘 Harper
는 스스로를 "Content Free"라고 광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