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리스트의 존재 자체만으로 위법인가? 그건 아닐 것이다. 국정교과서의 우편향이 문제될 수 있다면 문화계의 좌편향도 문제될 수 있는 것 아닌가? 우편향이라는 게 있다면 좌편향이라는 것도 있다.
리스트의 인물이 구체적으로 어떤 불법적 처우를 받았는지를 지적해야 한다고 본다. 지방의 어떤 문화단체장을 선발하는데, 최종 선발권자인 시장이 위에서 내려온 '리스트'를 참조하여 좌파인 A를 뽑지 않고 우파인 B를 뽑았다고 하자. 이때 A는 부당하다고 여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건 어쩔 수 없다. 인사권자의 권리다. 그 시장이 어떤 정해진 절차를 무시하고 B를 뽑았다면 당연히 문제가 된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A의 탈락이 불만인 사람은 다음 선거에서 좌파가 당선되도록 국민을 논리적으로 설득해야 한다. 리스트 자체가 범죄인 듯이 거리에서 외치지 말고 말이다.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리스트 같은 건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더 세련된 방법을 썼을 것이다. 홍성담의 그 유치한 그림 같은 건 웃고 넘어 갔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고, 좀 '무식한' 방법을 썼다고 특검이 수사까지 해야 하나?
많은 사람들은 박대통령이 혐오스러워 대한민국을 떠나고 싶어할 것이다. 그러나 난 그 반대다. 좌파들과 언론이 꼴 보기 싫어 떠나고 싶다.
박근혜정권을 특별히 옹호하고 싶은 게 아니다. 균형 감각을 말하는 것이다. 최근 및 차후 수개월의 국정 혼란으로 인한 외교적, 경제적 손해는 최가 해먹은 것보다 훨씬 클 것이다. 조류인플루엔자 건만 해도 그렇다. 언론이 일찍 주목했으면 피해가 이렇게 커지지 않았을지 모른다. 블랙리스트든, 7시간의 행적이든, 애를 낳았든 아니든 그게 나라를 마비시킬 만큼 중요한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