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

세월호 참사 이후로 나부터 좀 더 "윤리적"으로 살아야 되겠다고 생각했고 그 일환으로
채식주의자가 되기로 했다. 완전 채식(vegan)은 아니고 어류는 가끔 먹을 것이고 우유도
먹는다. 그러나 적어도 육류(포유류)는 피하려 한다. 실제로 지난 한 달 동안 거의 먹지
않았다. 어머니가 해준 국에 들어있는 것만 - 말하기가 뭐해서 먹었다.

다행히 학교에 좋은 '채식당'이 있어서 (졸업한 지 오래된 사람은 모를지 모르겠다. 생긴
지 몇 년 안 됐다.) 실천하기 좋다. 전에도 한 달에 한두 번 가긴 했지만 지금은 거의 매일
간다 - 그래 봤자 평일 점심뿐이긴 하지만. 채식식당이 아니라 해도 해물은 먹기로 했기
때문에 메뉴 고르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우리나라에도 채식전문점이 많아진다면 어류도
줄일 것이다.

http://www.youtube.com/watch?v=L_vqIGTKuQE

몇 년 전에 미국의 동물보호단체인 Humane Society가 세계 최대의 돼지고기 생산회사인
Smithfield Foods에서 몰래 촬영한 동영상이다. 상당히 화제가 되었다. 태어나서 죽을 때
까지 저런 상자(gestation crate)에서 산단다.

고기를 먹되 인도적(humane)으로 동물을 사육하자는 운동이 있다. 그러나 최근에 읽은
한 글은 그 운동의 맹점을 지적한다. 하나는 위 동영상 같은 공장식에 비해 비용이 훨씬
많이 든다는 것이다. 물론 비싸도 사 먹는 사람이 있고, 그런 사람들은 양심의 가책을 덜
느낄 수 있겠지만 모두가 그런 비싼 것을 먹을 걸 기대할 수는 없다. 그래서 공장식 고기
생산은 여전히 번창할 것이다. 또 하나는 "인도적"이라고 하지만 팔기 위해 키우는 것인
이상 경쟁의 논리에서 벗어날 수 없고 그래서 사육 환경이 결국 충분히 인도적이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사랑 없이 진정한 보호는 힘들고, 사랑했던 걸 먹을까(먹이로 팔까).

동물보호에 관심이 있다면 <Eating Animals>를 읽어볼 만할 것 같다. 많은 미국인들을
채식주의자가 되게 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