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April is cruel

idlemoon 2012. 5. 5. 11:43

밑의 시 때문에 생각이 나서 찾아보았다. 아주 오래 전에 학과 홈페이지에 올린 것이다.

----------------------------------------------------------------------------

T. S. Eliot의 유명한 Waste Land의 첫 4행입니다.

April is the cruellest month, breeding
Lilacs out of the dead land, mixing
Memory and desire, stirring
Dull roots with spring rain.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기억과 욕망을 뒤섞으며,
봄비로 잠든 뿌리를 뒤흔든다.

-- 이창배 역

이창배 선생의 해설을 보면, "이 시는 현대 문명에 대한 시인의 부정적 자세에서 출발한다.
참된 생명은 죽고 육신만 연명하고 있는 인간으로선 꽃피고 새가 우는 봄의 자극이 오히려
잔인하게 느껴진다..."

기억과 욕망을 뒤섞는다는 건 무슨 뜻일까? "기억"은 아마 좋았던 과거에 관한 것이겠죠.
욕망은 봄으로 인한 것이고.. "황무지"인 현대에서 충족될 수 없는 욕망과 돌아갈 수 없는
과거에 대한 기억이 뒤섞이는 안타까운 모습같네요.

<황무지>는 아주 난해하고 논리성이 결여되어 있답니다. 이 시가 유명한 이유의 하나는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고 하는군요.

그래서 나도 나름대로 - 마음대로 - 약간 다르게 해석을 해보자면, 4월이 잔인한 이유는
유전자가 가장 극렬하게(?) 활동하는 시기기 때문입니다. 전에 내가 "진화론적 관점"에서
말한 것처럼, 동물은 유전자의 노예라고 할 수 있는데, 4월은 그 유전자가 그 개체에게
최대의 봉사(?)를 강요하는 시기인 것이죠...


Leave me alone, Gen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