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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orge Kennan

idlemoon 2014. 1. 31. 02:24

조지 케넌(1904-2005)의 1933년 일기에서 발췌. 당시 그는 구소련의 라트비아 수도인
리가에 있었다. 3인칭으로 썼지만 자신에 관한 이야기일 것이다. (Harper's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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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그는 결혼 생활에 만족하지 못했다. 그것은 철저한 소시민적 삶을 그에게 강요
했다. 그것은 끔찍했다. 그에게 소시민적 삶은 죽음과도 같았다. 그것은 화려한 관과
비싼 장의사 장례식을 위한 길고 꼼꼼한 준비에 불과했다. 혁명가들이 부르주아를 척결
하면서 거리낌을 느끼지 않은 게 놀랍지 않다. 착한 시민의 철학의 본질은 자신의 박멸
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를 마지막 보았을 때 그는 여전히 실의에 빠져 있었다. 그러나 당신이 그에게 절망의
이유를 물었다면 그는 대답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가 두려워 하던 것(희망의 포기)
이미 발생했다. 자신이 (그 과정을) 잊어버렸고, 아마 그의 정신과 혼은 더 이상 희망의
포기가 발생한 그 섬세한 과정을 돌이켜 볼 능력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기억의 상실은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희망과 절망은 인간본성의 다른 많은
발현들과 마찬가지로 외적 자극의 결과라기 보다는 주로 습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독일이여 깨어나라!" 신문의 슬로건이 외쳤다. 독일이 깨어나든 말든 그는 관심 없다고
말했다. 깨어 있든 잠들어 있든 그에게는 똑같이 혐오스러웠다. 많은 개인들처럼 그것은
(독일은) 잠들었을 때는 가련하며 좀 역겨운 모습이고, 깨었을 때는 말 많고 시끄러웠다.
어느 게 더 나은지는 하느님만이 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