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opulation Bust
Foreign Affairs 9/10월호에 게재된 한 서평에서 발췌. 저자는 Zachary Karabell, 서평이 다루고 있는 책은 Paul Morland의 Human Tide와 Darrell Bricker & John Ibbitson의 Empty Planet이다.
놀라운 것은 20세기에 인구 호황이 발생했던 때와 거의 같은 빠른 속도로 인구 불황이 전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인구의 거의 40%를 차지하는 중국과 인도의 출산율은 현재 겨우 인구를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거나 그 이하이다. 브라질, 말레이시아, 멕시코, 태국 같은 다른 인구 많은 국가의 출산율도 마찬가지다.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들이나 중동과 남아시아의 일부 국가는 예외다. 그러나 이들 지역에서도 같은 경향이 나타나는 건 시간 문제다 - 더 많은 여자들이 교육을 받고, 더 많은 아이들이 살아남고, 더 많은 사람들이 도시로 이주하고 있다...
인구 급감의 부정적인 면은 (앞에서 기후 변화에는 긍정적일 수 있다고 했다) 그것이 세계 경제 시스템에 심한 부담을 준다는 것이다. 자본주의는 근본적으로 '더 많음(more)' - 더 많은 생산, 더 많은 상품, 더 많은 서비스 - 를 추구하는 시스템이다. 이것은 자본주의가 인구 급증과 때를 같이하여 발달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된다. 자본주의가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많은 것을 제공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은, 비록 골고루 나눠주는 데는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해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세계 인구가 증가를 멈추고 줄어들기 시작하면 자본주의는 - 인구의 지속적 증가에 암묵적으로 근거한 그 시스템은 - 현재와 같은 형태로 지속하기 어렵다. 노화하는 인구는 의료 서비스 같은 일부 상품은 더 소비할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인구 감소는 소비 감소를 낳는다. 아이를 낳고, 집과 자동차와 백색 가전제품을 사는 젊은 시기에 대부분의 소비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0이나 그 이하의 성장률을 전제하고 작동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는다. 시장이 축소되는 걸 예상하면서 투자를 하거나 돈을 빌려주는 사람은 없다... 성장률이 0이나 마이너스가 되는 게 그 자체로는 문제가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현존하는 금융제도는 그런 걸 전혀 예상하지 않는다. 미래 세계는 인구수에 비해 먹을 것과 상품이 풍부할지 모른다. 그러나 한편 자본주의는 누더기가 되거나 심하면 완전히 무너질 수 있다...
인구 추세의 역전은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이며, 그것을 인지하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는 인구가 증가하는 것에 막연하게 준비되어 있으며, 축소하는 세계에 대해서는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다. 이것이 우리의 미래다. 그리고 그것에 빠르게 다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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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락 끝에 "더 많은 아이들이 살아남는"다는 부분이 이해가 잘 안 될지 모르겠다. 유아 사망률이 낮으면 인구가 늘어나는 것 아닌가? 물론 그렇다. 그러나 여기서는 '출산율'을 얘기하고 있다. 아이가 잘 죽지 않으므로 부모는 아이를 점점 적게 낳게 된다는 것이다. 첫 몇 세대에는 출산율 저하가 유아 사망율 저하를 못 따라가서 (관습의 영향) 인구가 증가하지만 어느 시점이 지나면 유아 사망율은 더 안 내려가고 출산율은 계속 내려가 (교육, 도시화 등의 영향) 인구가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