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나라 1961년 영화 하나를 보다가 "나쁜 놈의 새끼"라는 대사를 들었다. 오랜만에 듣는 표현인데, 문득 이게 무슨 뜻인가 궁금해졌다. 나쁜 사람의 자식(아들이나 딸)이란 뜻인가? 그게 뭐 강한 욕이 되나? 아마 그런 뜻은 아닌 것 같다.
국어사전에 보면 '새끼'의 한 정의는 "어떤 사람을 욕하여 이르는 말"이다. 그런데 '나쁜 놈'도 하나의 욕이라고 봐야 할 테니 (요즘 기준으론 별로 욕 같지도 않지만) "나쁜 놈의 새끼"라는 표현은 나쁜 놈이면서 새끼라는 말이 아닐까 싶다.
사전에 '의'를 찾아보니 아래 두 개가 관련되는 것 같다.
「11」 앞 체언과 뒤 체언이 의미적으로 동격임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각하의 칭호', '조국 통일의 위업'. 즉 '각하라는 칭호', '통일이라는 위업'이다.
「17」 앞 체언이 뒤 체언이 나타내는 사물의 특성을 나타내는 격 조사. 예를 들어 '불굴의 투쟁', '불후의 명작'.
그래서 나름 해석하자면 "나쁜 놈의 새끼"는 비슷한 욕을 중복함으로써 욕을 더 강하게 하려고 한 것이거나, '나쁜 놈'이 '새끼'를 구체화한 것이다. 즉 새끼에는 여러 종류가 (혹은 특성이) 있을 수 있는데 그중 나쁜 놈이란 것이다. 비교하자면 '망할 놈의 새끼' 같은 것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