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1212

정체된 강대국

Foreign Affairs 11/12월 호에 실린 "The Stagnant Order: And the End of Rising Powers"에서 부분 발췌. 21세기 초 미국은 좋지 않았다. 2001년에 자국 본토에 대한 최악의 공격을 당했다. 이어지는 10년 동안,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전쟁 셋 중 두 개를 치렀고, 그 과정에서 수십만 명의 목숨(그중 수천 명은 미국인 목숨)을 잃었으며, 승리도 거두지 못한 채 8조 달러를 쏟아부었다. 2008년에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 붕괴를 겪었다. 그동안, 다른 경제권들은 격차를 좁혀 나갔다. 2000년에서 2010년 사이, 달러 기준 중국의 GDP는 미국 GDP의 12%에서 41%로 뛰어올랐다. 러시아의 비중은 네 배로 늘었고, 브라질과 인도의 비중은 두..

카테고리 없음 2025.11.16

Summertime

... Along the road wild Sweet William and purple chicory festoon derelict beer cans and vodka bottles in the ditch. We have everything we need, but we want more, and faster. The crushed garter snake is scrawled on the tarmac in an ampersand. - Summertime by Rosanna Warren 중에서 ... 길가를 따라야생 스위트 윌리엄과 보라색 치커리가도랑 속 버려진 맥주 캔과 보드카 병을 화환처럼 두른다.우리에겐 필요한 것이 다 있지만, 우리는 더 많은 것을,더 빨리 원한다. 짓이겨진 가터뱀이아스팔트 위에 앰퍼..

2025.11.04

안락사 사전 동의제

캐나다는 2016년에 안락사 제도를 도입했는데, 처음에는 머지않아 사망할 18세 이상의 불치병 환자에 한정되었으나 점점 조건이 완화되었다. 작년에는 퀘벡 주가 인지 장애 있는 사람이 상태가 심해지면 안락사 시켜달라는 요청을 미리 할 수 있게 허용했다. 가령 자식을 알아보지 못하게 된다든지,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게 되면 (기준은 환자가 정한다) 의사가 당사자의 사전 동의만으로 그를 안락사 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 제도의 한 문제는 나중에 (자신이 정한 치매 기준을 넘어섰을 때) 그 환자가 사전 동의한 걸 기억하지 못할 뿐 아니라 겉으로 행복하게 사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안락사 처치에 저항할 수 있다. 실제로 유사한 법이 (캐나다 외 유일하게) 시행되고 있는 네델란드에서 그런 사례가 있었..

카테고리 없음 2025.10.11

Inside the AI Factory

2023년 6월에 "Inside the AI Factory"라는 기사가 Verge와 New York Magazine에 실렸다 (두 잡지사의 공동 작업이었다). AI의 보이지 않는 이면에 많은 사람이 열악한 조건에서 일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첫 번째와 다섯 번째 문단을 GPT5에게 번역을 시켰다. 대학을 졸업하고 몇 달 뒤, 나이로비에 사는 내가 ‘조’라고 부를 30세 남성이 주석 작업자(annotator)로 일자리를 얻었다.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는 데 쓰이는 원시 정보를 처리하는, 지루하고 단조로운 일이다. AI는 방대한 데이터에서 패턴을 찾아 학습하지만, 그 이전에 그 데이터는 사람들에 의해 분류되고 태그되어야 한다. 대부분 기계 뒤에 가려진, 방대한 노동력이 그 일을 맡는다. 조의 경우 자율주행차를 위..

카테고리 없음 2025.09.07

화양연화 (수정)

20년이 넘었을 것이다. 다시 보니 안 보였던 것들이 보인다. (뭐 그때 '안 보였다'는 건 분명치 않다. 봤는데 기억 못하는 건지도 모른다.)초반 장면. 빨간 드레스의 여자가 차우(양조위)의 아내가 분명하다. 옷이 노출이 꽤 있고, 이 직후에 오른손이 수(장만옥)의 남편 등 뒤에서 잠시 머뭇거린다. 차우가 수에게 전화로 말하려다 만 (수의 사무실 전화벨이 한 번 울리고 만다) 대사. 표가 하나 더 있으면 (싱가포르로) 같이 가겠는냐는 물음이다.이후에 수가 둘의 공간(작업실)에서 혼자 울면서 생각하는 장면이다. "내게 자리가 있다면 내게로 올 건가요?" 그런데 영어 자막은 차우 때와 똑같다. 처음에는 한글 오역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닌 것 같다. 우선 이 시점은 차우가 싱가포르로 떠난 후인 것 같고 ..

영화 2025.08.27

DeepSeek, GPT, Grok

[Rockefeller] was not without a sense of humor, even of playfulness, though he displayed it only in the most restricted circles. "Have been in the dentist's chair," he once reported to his colleague Henry Flagler. "Think would have preferred to write you, or even read your letters, but could not help myself!"록펠러는 유머감각이, 심지어는 장난끼도, 없지 않았다. 다만 아주 가까운 사람들에게만 그걸 드러냈다. 그는 동료 헨리 플래글러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

카테고리 없음 2025.08.21

인터넷은 아직 좋아질 수 있다

레딧(Reddit)은 '미국판 디시인사이드'라 불리기도 하는 모양인데, 커뮤니티(디시로 치면 갤러리 혹은 서브갤러리, 네이버로 치면 카페)의 대규모 집합이라고 할 수 있다. 2005년에 개설되었는데 초기에는 매우 저질이었다. 난폭한 언어, 인종차별 발언, 여성 혐오 등이 난무했다. 그런데 근래에 스스로 정화가 되었다. 미국 아틀랜틱지 4월호에 '인터넷은 아직 좋아질 수 있다'는 제목으로 관련 기사가 실렸다. 레딧 커뮤니티에 한 회원이 글을 올리면 다른 회원들이 up 혹은 down 투표를 한다. 즉 게시글 목록에서 위로 올릴 것인지 아래로 내릴 것인지 결정한다. 말하자면 민주적인 셈이다(우리나라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그런 게 있는지는 모르겠다). 회원이 아니라도 글을 읽을 수는 있는데 (예외가 없진 않다),..

카테고리 없음 2025.08.10

AI와 신뢰

Z 세대는 뉴스를 소비하는 방식이 다르다. 구세대는 헤드라인을 먼저 읽고 본문을 읽는다. Z 세대도 대개 헤드라인을 먼저 읽는 건 사실이지만, 그들은 그 다음 바로 댓글로 점프한다. 그 후에야 본문으로 간다. 이것은 그들이 전문가나 편집자 혹은 다른 권위자가 그 글을 쓰거나 보증했다는 이유만으로 신뢰하지 않는 걸 의미한다. 그들은 익명의 동료 집단의 생각을 참조한다. 챗지피티가 공개된 후 수행된 2023년 연구에 따르면, 미국과 인도의 Z 세대는 의학적 조언, 인간관계 상담, 주식 팁 등을 위해 챗봇을 쉽게 사용했는데, 그 이유는 AI가 접근성이 좋고 그들을 판단하지 않으며 그들의 욕구에 잘 반응하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종종 그들은 사람의 조언보다 AI의 조언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카테고리 없음 2025.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