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장소에서 사람들은 언제 마스크를 벗는가? 식사할 때, 말할 때, 운동할 때 이 세 가지가 대표적일 것이다. 그런데 이 세 가지의 공통점이 뭔가? 물론 입을 벌린다는 것이다. 입에서 나온 비말이 코로나19 전파의 주된 원인이라면 가장 위험한 순간에 마스크를 벗는 게 된다. 입을 다물고 있을 때는 - 따라서 비말이 나올 일이 없을 때는 - 내내 쓰고 있다가 말이다. 모순 아닌가?
물론 말할 때도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그들도 식사할 때는 어쩔 수 없이 마스크를 벗는다. 그리고 사실 이때가 제일 위험하다. 일반적으로 사람 간 거리가 가장 가까울 때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뉴스에서도 식사 자리에서 전파되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술을 마시면 당연히 더 위험하다. 조심성이 없어지고 목소리도 커진다.
그리고 마스크 쓰고 말하는 사람도 크게 말해야 할 때는 벗을 수 있다. 운동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호흡이 거칠어질수록 마스크를 더 벗게 된다. 즉 비말이 많이 나갈 때일수록 마스크를 벗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단순히 말하자면 이렇다: 필요 없을 때는 쓰다가 필요할 때는 안 쓴다.
집안과 밖을 비교하면 어떤가. 사람들이 자신의 집안에서 마스크를 얼마나 쓰는지 모르지만 분명 밖에서보다는 적게 쓸 것이다. 이 역시 모순이다. 가정에서는 사람 간 거리가 가까우므로 당연히 마스크의 효용이 더 크다.
마스크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는 건 아니다. 다만 겉보기만큼의 효과는 없다는 것이다. 거의 100%의 사람이 대부분의 시간 동안 마스크를 쓰니 대단해 보이지만 실제 효과는 별로 없을 것 같다는 말이다. 국민 모두에게 항상 마스크를 쓰라고 하는 것보다, 내 생각에,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이 위험한지, 그리고 그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교육하는 게 더 낫다. 사람들은 일종의 보상심리 같은 게 있어서 90% 동안 열심히(?) 마스크를 썼으니 10% 정도 벗는 건 괜찮겠지 하는 생각을 할 수 있다. 당사자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봐주는 것 같다. 좋은 현상이라고 할 수 없다.
아이들에게는 그냥 "항상 마스크를 써라"고 하는 게 나을 수 있다. 경우에 맞춰 행동할 분별력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신천지 사태 같은 상황도 아닌데 모든 국민에게 그러는 건 심하다. 모든 국민을 애 취급하는 것 같다. 권하는 정도가 아니다. 안 쓰면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겠단다. '개인의 자유'는 안중에도 없나. 지하철 타서 내릴 때까지 입 벙긋 한 번 안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들이 왜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해야 하나. (전파를 안 해도 코로 감염은 될 수 있겠지만 그건 각자 문제다.) 현정부에 대한 혐오가 더해져 심한 반발감이 생긴다. 난 마스크를 그래서 거의 안 쓴다. 그렇다고 조심 안 하는 건 아니다. 대화할 때 거리나 말하는 방향을 항상 신경 쓴다.
지난 달에 국내 신규 확진자가 제로였을 때도 사람들이 다들 마스크 쓰고 다니는 걸 보고 무슨 코미디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전체주의 국가가 연상되었고 2016년의 촛불 광풍도 떠올랐다.
지금까지 비말을 방출하는 것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그걸 흡입하는 것은 거의 거론하지 않았다. 입을 닫고 있을 때는 마스크가 필요 없다고 위에서 말했지만, 흡입은 코로도 가능하므로 마스크가 도움될 수 있다. 그러나 정도는 덜해도 내가 말한 '모순'의 구조는 여기에도 있다. 예를 들어 교수의 강의를 조용히 듣는 학생을 생각해 보자. 대개 거리가 멀므로 학생이 교수의 비말에 노출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그 학생은 십중팔구 마스크를 쓰고 있을 것이다. 반면 친구랑 얘기할 때는 상대의 비말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지만 마스크를 벗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물론 모순이 없는 상황도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비말을 방출하는 상황과 함께 종합적으로 보면 분명 사람들의 마스크 사용 행태에는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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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전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공기로 전파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는데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WHO의 6월 5일자 보고서는 공기 전파가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 엄밀히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다만 튀는 침에 의한 감염은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