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펀드'는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등을 퇴치하기 위한 전세계적인 운동이다. 윤 대통령이 참석했던 '7차 재정공약회의'는 그 펀드의 일곱 번째 모금 활동으로서 180억 달러를 최소 목표로 하고 있다.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우리 정부도 일정액을 공약했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윤 대통령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린다"는 말을 하겠는가? 미국 의회가 승인을 안 해주면 아마 바이든이 (미국도 공약했을 테니까) 창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남 걱정할 처지가 아니다. 여소야대의 국내 상황에서 자신이 (우리 정부가) 공약한 게 지켜질 수 있을지가 더 염려되었을 것이다.
A, B 두 남자에게 적십자 직원이 찾아와 기부를 부탁했고 둘 다 백만 원을 내겠다고 약속했다고 하자. 그런데 둘 다 아내의 승인이 필요하다. 이때 A가 "친구의 아내가 승인 안 해주면 그가 쪽팔리겠다"고 할까? 물론 자기 아내의 동의는 전혀 걱정 안 한다면 그런 말을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자기 아내의 동의가 걱정되는 상황이라면 A는 한가하게 남 걱정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의 발언이 '바이든'이었다면 그 앞의 'xx'는 미국 의회를 가리킨 것이 된다. 그러나 윤석렬 대통령이 미국 국내 정치에 그렇게 관심이 있었을 것 같지 않다. 미국의 (공화당) 의원들에게 무슨 악감정이 있어서 xx라고 하겠나. 우리나라의 (민주당) 의원들을 그렇게 부를 이유는 차고 넘치지만 말이다.
민주당에서 말 안 되는 트집을 부리는 건 그들의 '종특'이라고 치자. 그러나 국힘의 일부 의원들도 비난에 동참하는 건 실망이다.
난 그 부분을 '바이든'과 '날리면' 양쪽으로 들으려 노력해 보았는데, 후자에 훨씬 가까웠다. 뭐 선입견 때문인지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