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교수가 학생보다 많다"는 말을 반농담으로 해왔었지만 실제로 그런 건
아니었다. 하지만 오늘은 정말로 교수가 졸업생보다 많았다. 참석한 졸업생은 5-6명,
교수는 7-8명이었다. 어젯밤에 영화제 뒤풀이가 있었던 게 한 이유인 것 같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참 너무 적다. 올해 졸업생이 24명이라는데 말이다.
사실 나는 옛날부터 "사은회"라는 단어에 대해 다소 의문을 가졌다. 은혜에 감사한다는
뜻인데, 교수가 무슨 은혜를 베푸나? 교수들이 무료봉사한다면 아마 그런 말을 쓸 수도
있을 테다. 교육에 대한 사명감이나 열정이 큰 교수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은혜? 너무 봉건적인 개념 아닌가? 사실 은혜로 말하자면 4년(혹은 그 이상) 동안 비싼
등록금을 바친 학생들에게 선생들이 감사해야 할 듯하다.
몇 년 후에는 아마 사은회라는 게 없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나를 포함한 구세대의 사람
들은 아쉬움을 느끼겠지만 세태가 그런 걸 어찌 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