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녹취록이 공개된 어제 MBC의 방송 후 류근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SNS에 이렇게 썼단다.
"김건희 악재를 호재로 바꿔주는 이적 행위를 시전(펼쳐 보임)했다"
이적 행위를 한 주체가 누구인가? 물론 MBC(혹은 그 프로그램 담당자)일 것이다. 즉 MBC가 이적 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다면 윤석열/국힘은 MBC의 적이라는 의미가 된다. 정치 중립이어야 하는 방송국에 대해 아무런 거리낌 없이 그런 말을 했다는 건 현재 우리나라가 얼마나 문제가 많은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말한 사람(류근)한테 적이지 MBC의 적이었다는 뜻은 아니라고 반박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 해석될 수 없다. 축구 경기에서 심판이 상대편에 유리한 판정을 했을 때 우린 "당신 이적 행위를 했어!"라고 일반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그건 그 심판이 한편이라는 게 전제가 되어야만 할 수 있는 말이다. 류근도 MBC가 당연히 자기(좌파) 편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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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방송을 보지는 않았지만 신문에 나온 것들을 보면 김건희가 그렇게 무능한 건 아닌 것 같다. 경력 위조나 논문 부실 등에 대한 그동안의 보도에서 그런 인상을 받았는데 말이다. 그가 한 말 중에 "보수는 돈 주고해서 미투가 없다"는 게 재밌다. 일리가 있는 말이라고 본다. 좌파는 상대적으로 가난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옳음'에 대한 믿음이 강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현 정권 하에서 내로남불이라는 단어가 크게 유행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우파는 (물론 다는 아니지만) 스스로 불륜임을 인정하고 무마하려고 하는데, 좌파는 스스로 로맨스라는 확신이 강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