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사태에 대해 대통령이 '부동산 적폐'를 청산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누군가가 나름 머리를 굴린 것일 테다. 그러나 정권 초기에 그들이 했던 '적폐청산'과 물론 다르다.
1. 그때는 '적폐'가 그들과 상관이 없었다. 구정권의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의 LH 사태는 문재인이 직접 개입되지 않았다 해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의 관리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마치 남 이야기하듯 하면 안 되는 것이었다.
2. 사전을 보면 '적폐'는 '오랫동안 쌓이고 쌓인 폐단'이다. 이 정의만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혀 몰랐던 것도 적폐가 될 수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내가 이해하는 바로는 '적폐'는 많은 사람들이 문제를 알고 있었던 것에 쓰는 말이다. '쌓이고 쌓인'이란 표현에서 그런 게 드러난다. 그건 누적된 불만을 암시한다. 일부 공무원들이 수십 년 동안 몰래 부정축재를 해왔다고 하자. 그러면 '오랫동안'이란 말은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쌓이고 쌓인'이란 표현을 쓸까? 이번 LH 사태는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몰랐다는 뜻에서, 적폐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