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정상회담 때 중국 언론은 두 나라를 이념적 동반자로 묘사하였고 한반도 안보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뜻을 같이한다고 강조하였다. 둘이 따뜻하게 포옹하는 사진도 게재했다. 그러나 이 정상회담은 ... 중국의 대북한 전략이 기본적으로 바뀌는 걸 의미하는 것 같진 않다. 중국은 여전히 북한의 생존에 얽매여 있지 않고, 두 나라의 "동맹"은 명목상의 것일 뿐이다. 중국의 궁극적 목표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이 아니라, 다가오는 북미 회담을 자신들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이다.
... 지난 석 달 동안 전개된 국면을 통해 중국은 외교적 방법으로 한반도 상황을 주도할 새로운 기회가 생긴 것으로 판단한 듯하다. 2월에 북한은 평창 올림픽에 대표단을 보냈고... 3월에는 트럼프가 김정은을 만날 의향이 있다고 발표했다... 외교적 해결이 다시 옵션이 되었기 때문에 중국이 북한에 손을 내민 건 그럴 만하다. 그럼으로써 중국은 다가오는 북미 회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되었을 뿐 아니라, 지역의 패권국이자 중재자로서의 이미지가 향상될 것이다...
중국의 공식적인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이다. 이것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은 그 대가로 미국에게 몇 가지 양보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북한의 안보 불안 해소를 위해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중지를 요구하거나, 주한미군의 축소와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를 요구할 수 있다. 중국 언론은 중국이 자국의 이익을 끝까지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것은 중국이 생각하는 비핵화는 북한의 것에 가까울 것임을 의미한다. 즉 점진적으로, 그리고 미국이 북한에 (따라서 중국에도) 제기하는 위협을 줄이는 조건부로 달성되는 장기적인 목표이다. 다시 말해, 북한을 비핵화하기 위해선 미국이 상당한 타협을 해야 할 것이며, 이것은 트럼프의 생각과 일치할 것 같지 않다...
-- Oriana S. Mastro, "What China Gained From Hosting Kim Jong Un", Foreign Affairs.
중국이 얻은 건 북한과의 친선(friendship)이 아니라 미국에 대한 상대적 우위(edge)라는 것이다.
나름 부언 설명하자면 이렇다. 한미연합훈련 중단이나 주한미군 축소/철수가 중국에게 이로운 건 이전(대화 모드가 되기 이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경제 제재와 무력 헙박의 분위기 속에서는 중국이 그런 걸 추구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북한에 대한 압박에 동참하거나 않거나 둘 중 하나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협상 테이블이 열렸으니 북한편에 서서 북한이 요구하는 것이자 자신들에게 이로운 것을 추구할 수 있게 되었다.
저자 Mastro는 전에 소개한 "Why China Won’t Rescue North Korea"를 쓴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