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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PC 특검 추진 기자회견

idlemoon 2019. 6. 5. 02:00

https://www.youtube.com/watch?v=Mua6heuzYAg&t=4826s

1:07:50 지점에 '해시'(hash) 이야기가 나와서, 내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나름 설명해 보려고 한다. 용도가 여러 가지 있지만 이 경우에 해시는 일종의 암호화된 요약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수만 단어로 이루어진 책 내용을 100 글자로 요약한다고 하자. 그러면 책 내용이 달라도 요약문은 같은 경우가 생길 수밖에 없다. 가령 <햄릿>에서 단어가 하나가 바뀐다고 100 글자 요약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해시도 이것과 비슷하게, 원본 내용이 달라도 해시(요약문)는 같을 수 있다. 그런데 차이점은, 일반적인 요약과 달리 해시는 원본이 약간 변하면 자신은 크게 변한다는 것이다. 미친 사람이 요약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햄릿>에서 단어 하나만 바뀌었는데 해시(요약)는 완전히 달라지고, 오히려 책 내용이 완전히 다른데 해시는 같아지는 것이다.

이제 <햄릿>의 원본은 없고 그것의 해시만 남아있다고 하자. 그런데 어느 날 누군가 그 원본을 찾았는데, 어떤 이유로 내용을 약간 바꾸어서 세상에 내어놓고 싶어 한다고 하자. 그 사람은 탄로나지 않게 그걸 할 수 있을까? 탄로나지 않으려면 바꾼 후의 해시가 원래의 해시와 일치해야 한다. 그런데 그게 완전히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확률이 천문학적으로 낮다. 위에서 말했듯이 원본의 작은 변화가 해시의 큰 차이를 낳는다. 그래서 그 사람은 큰 변경을 무작위로 시도해야 하는데 그렇게 해서 맞힐 확률이 너무나 낮은 것이다. (바꾸더라도 내용이 말이 되게 바꾸어야 하기 때문에 더욱 까다롭다는 걸 상기하자.)

그래서 해시는 원본을 건드렸는지 확인하는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 원본을 안 건드렸는데 해시가 다른 경우는 없고 (미친 사람이 요약하는 것에 비유했지만 사실 그 사람은 일관성은 있다) 원본을 건드렸는데 해시가 같을 가능성은 거의 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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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막으려고 변희재를 구속했겠지만 아이러니하게 그게 오히려 진실 규명을 촉진시킨 면이 있다. 세상 일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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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이 있었던 것과 같은 날 황교안 대표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태블릿PC가 조작된 것처럼 비치는 발언을 해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한 것은 국민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한 모양이다. 실망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