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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가설

idlemoon 2020. 9. 10. 18:42

그저께 WHO의 사무총장이 코로나19가 "마지막 팬데믹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며칠 전에 읽은 글에 의하면 신종 전염병 발생의 가장 큰 요인은 기후의 변화와 야생 생태계의 파괴(침범)이라고 한다. 그러나  WHO 사무총장의 말을 접하고 문득 든 생각은 인간이 더 이상 (거의) 진화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 소위 'Red Queen' 이론에 의하면 우리는 기생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진화를 해야 한다. 그러나 과학혁명, 특히 의료기술의 발달 이후 인류는 거의 진화를 하지 않고 있거나 속도가 느리다. 그리고 이제는 진화가 하는 역할을 의학기술이 대신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코로나19가 지나간 후에도 앞으로 마스크를 써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할 거라는 예감이 든다. 100년쯤 후에는 인류가 일상적으로 방호복을 입고 생활할지도 모른다.

 

나처럼 전염병 확산을 진화론의 차원에서 생각하는 사람이 없지 않을 텐데 언론에서 접하기 힘든 건 그게 악명 높은 우생학(eugenics)을 연상시키기 때문일지 모른다.

 

사진: Al Bell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