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대전에 참전한 알렉산더 스튜어트 대위의 일기를 손자가 온라인에 출간한 것입니다.
Harper's 3월호에 발췌된 걸 봤는데 그 사이트에도 일부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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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6일
High Wood를 떠나 Bazentin-le-Grand 북쪽의 참호로 이동. 여기의 파리는 정말 지독
하다. 모든 걸 뒤덮고 있다. 파리 때문에 병사들이 음식을 먹기 힘들다. 입 안으로 들어
가는 음식을 파리들이 덮기 때문이다.
10월 28일
레 뵈프 근처의 참호. 이곳은 내가 있어 본 참호 중 최악이다. 폭발에 의해 땅이 모조리
뒤엎어졌고, 날씨가 계속 축축하다. 1 피트만 파도 물이 나온다. 흙은 진흙이라기 보다
곤죽이다. 밟으면 수 인치 빠져들어가고 발을 빼내기가 힘들다. 가만히 서 있거나 앉는
병사는 그 곤죽에 묻혀 스스로 빠져 나오지 못한다. 참호가 너무 얕기 때문에 병사들은
하루 종일 제자리에 있어야 한다. 그리고 밤이 되면 우리들은 거의 잠을 못 자고 밤 내내
그들을 파서 끌어낸다. 파내는 유일한 방법은, 흙의 흡인력이 완화될 때까지 나무판을
병사의 발 옆에 찌르고 당기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그리곤 서너 명이 힘껏 당겨서 발
하나를 빼낸다. 그리곤 다른 쪽 발에 대한 작업에 들어간다. 대대본부를 오가는 전령병은
진흙에 빠져서 나오지 못하는 병사들이 도움을 외치는 소리를 듣곤 한다. 종종 도움은
가지 못한다. 한두 명이 가야 소용이 없으며, 대부분의 대원은 전선에 있고 거기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 동안 독일군의 무차별 폭격은 끊이지 않는다. 밟고 설 수 있는 시체가
있는 병사는 운이 좋은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