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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ic Economics

idlemoon 2021. 1. 14. 00:31

경제학이란 무엇인가? 그건 "다른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한정된 자원(scarce resources which have alternative uses)의 사용에 대해 연구하는 것이다"는 고전적 정의가 서두에 인용된다. 그 구절은 책 전체에 걸쳐 수십 번 반복된다. 물을 예로 들자면, 사람이 마실 수도 있지만 얼음을 만들거나 증기를 만드는 데 사용될 수 있다. 또한 수많은 화합물을 만드는 데 성분으로도 사용된다. 경제학은 이렇게 '다른' 용도들을 가진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배분/사용하는 게 효율적인지를 연구한다. 경제학은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아니면 다른 체제든 연구할 수 있지만 이 책은 자본주의가 자원 배분 효율성이 가장 높다는 걸 수많은 사례를 들며, 줄기차게, 주장한다.

내가 이해한 것으로 쉽게 말하자면 자본주의는 사람들이 원하는 걸 가장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그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근본적인 의문을 하나 제기할 수 있다. 즉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그들에게 '좋은' 것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만 예를 들어도, 상업적으로 흥행한 영화와 좋은 영화가 꼭 일치하지 않는다는 건 대부분 인정할 것이다. 소웰도 아마 이 점은 인정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해결은 단순하지 않아 보인다. 누가 다른 사람들을 위해 '좋음'을 판단할 것이가라는 문제가 있다. 이 책은 일군의 사람들이 - 정치인들이 - 도덕을 내세우며 경제를 망가뜨린 숱한 예를 보여준다.

소웰은 책 후반에 자본주의자가 돈에 미친 사람이 아니라는 걸 말하면서, 자본주의가 가장 발달한 미국에서 부자들이 사회 기부를 가장 많이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인구 1인 당 기부액이 유럽의 수 배에 달하며, GDP에 대한 비율로 보면 스웨덴, 프랑스, 일본 등의 3배라고 한다. 그런데 내가 궁금한 건 저자의 입장이다. 단지 자본주의 비판자들을 반박하려는, 즉 너희들이 좋아하는 '공익적'인 게 미국에 가장 많다는 비아냥을 하려는 건지, 아니면 그런 현상이 정말 바람직한 것이라고 믿는 건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는 앞의 챕터에서 그런 기부금으로 조성된 재단들의 비효율성과 사욕 챙기기를 비판한 바 있다. 그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그런 기부금이 필요하다고 믿는다면 자본주의의 한계를 그 스스로 인정한 셈이 된다. 사회 기부가 자본주의의 논리적 결과는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이 '지나치게'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건지 아닌지 판단할 만한 전문지식이 내게 부족하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해 보이는 건 우리 사회에 자본주의를, 경제학을, 잘 모르면서 비판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 책은 끝무렵에 알프레드 마샬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가 1890년에 발표한 『경제학 원리』(The Principles of Economics)는 그의 생전에 8판이 나올 정도로 기념비적 교과서였다. 그는 처음에 철학을 공부했는데 사회의 경제적 불평등에 비판적이었다. 그런데 어떤 사람에게서 그런 판단을 하기 전에 경제학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충고를 들었다. 이후 그는 경제학을 공부했다. 그는 나중에 이런 말을 했다: 사회개혁가는 "냉정한 머리"(cool head)와 "따뜻한 가슴"(warm heart)를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