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ling Me Softly

44세인 나는, 필연적인 것을 늦추고 있는 동안 다른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기를 바란다. 4개월
쯤 지나면 보톡스와 Juvéderm(주비덤)의 효과가 사라지며 내 얼굴은 나를 배신해 오작동 오븐
속의 수플레처럼 된다. 양 눈썹 사이에 새겨진 두 개의 느낌표가 다시 나타난다...
 
그러나 물 새는 댐을 손가락으로 막으려는 사람이 나뿐만이 아니다. 미국 성형외과의사 협회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에 미국에서 보톡스 - 근육 움직임에 필요한 신경전달물질을 방해하는
독소 - 를 사용하는 사람이 2000년의  786,911명에서 2011년의 5,670,788명으로 무려 621%나
증가하였다. dermal filler(피부충전제?) - 한 마디로 액체 석고 - 의 사용은 190% 증가하였다.
그리고 성형에 중독된 젊은 애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지만 20대는 보톡스 사용자의  2%에
불과하다. 30대는 19%다. 노후 생활이 어느 정도 예측되는 40~54세가 가장 많은 비율 - 보톡스
사용자의 57%, filler 사용자의 50% - 를 차지한다.
 
40세+의 사람들이 사용하기 시작하는 건 또래 그룹의 압박감 때문일까? 아니면 그냥 백미러에서
'미끄러지는 진흙'을 보기 때문일까? "우리는 직선적으로 늙지 않아요. 30에서 40 사이엔 늙기는
하지만 대체로 만족합니다. 40이나 42쯤에 실제로 노화의 징후가 나타나죠. 45나 50쯤에는 jowl
(턱 아래 늘어진 살)이 형성됩니다." 비벌리힐즈의 성형외과의사 브라이언 키니는 말한다.
 
... 내가 20대였을 때는 '시간 할아버지'와 겨루게 될 거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미모였던
어머니가 - 당시 50 정도밖에 안 되었다 - 주름 제거 수술을 고려한다고 말했을 때 나는 눈알을
굴리며 "끔찍해"라고 했었다. 페미니스트로서 모든 주름은 연륜의 상징으로 간주할 거라고 생각
했다. 윽! 지금은 당시의 미숙한 태도를 생각하며 눈알을 굴린다...

-- Monica Corcoran Harel, Los Angeles Magazine, 2012년 10월.(이 잡지에 "LA에서의 성형
수술"이라는 특집이 실렸다. 근래에 기술이 발달하고 비용이 내려가 성형 수술이 크게 확산되고
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