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부터 성적 나쁜 학생에게 "등록금"을 내게 했단다. 정말 해괴한 일이다.
공부를 못하면 낙제나 제적을 시키면 될 것 아닌가... "너 잘하니까 돈 줄게"가
아니라 "너 못하니까 돈 내"?? 세상에 그런 교육제도가 어디 있단 말인가.
탈락시키는 것보다는 돈을 내게 하는 게 덜 잔인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그건 '대학졸업'이 우리나라처럼 중요한 데선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그러나
KAIST는 일반 대학이 아니라 특수 목적으로 국가에서 만든 학교다. KAIST에
다니다 중도탈락한다고 - 불명예는 좀 되겠지만 - 장래에 심각한 문제가 되진
않을 것이다. KAIST에 입학할 정도의 실력이면 다른 대학에 들어가 잘 졸업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대학의 문제의 하나는 입학은 어려운데 졸업은 쉽다는 것이다. 입학만
하면 졸업은 대충대충 해도 된다는 말이다. KAIST가 그런 관행을 깨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더 바람직한 '개혁'일 것이다. 성적불량자에게 등록금을
부과하는 그런 황당한 개혁 말고 말이다.
일부를 탈락시키는 방식은 충분히 경쟁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즉,
커트라인만 존재하면 그 이상에선 학생들이 나태해질 거라고 본 것일까.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경쟁체제가 좋아도 그렇지, 이건 너무하다.
미친 세상이란 말밖에 안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