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루머 수준으로 이야기가 떠돌 때부터 눈독을 들여오다 드디어 구입했다. 책 보는
게 주목적이라 Wi-Fi 버전으로 했다.
역시 디자인은 캡이다. 하지만 해상도가 좀 아쉽다. 전에 가지고 있던 아마존의 킨들이랑
dpi가 비슷해서 괜찮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킨들은 킨들용으로 특별히 만들
어진 폰트를 사용해서 글자 경계가 선명했던 거였다.
킨들은 가볍다는 장점도 있었지만 스크린이 6인치밖에 되지 않아 pdf로 된 문서를 보기가
너무 불편했다. 콘트라스트도 너무 낮아 밝은 곳 아니면 글을 읽기가 피곤했다.
아이팻 미니는 스크린이 8인치라서 딱 적당하다. 해상도만 "Retina" 수준이 되어주면 아주
좋을 것 같다. 무게를 늘리지 않고서 말이다. 지금의 300g도 사실 조금 무겁다. 한 손으로
오래 들고 읽을 수가 없다.
독서가 주목적이라 리더 프로그램이 중요했다. 사전 기능과 크롭(crop) 기능이 필수적이
었다. 다행히 두 기능을 다 가진 GoodReader라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샀다. 특히 크롭
기능이 상당히 마음에 든다. (일반적인 리더에서도 줌인은 할 수 있지만 페이지를 넘기면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 아래 사진처럼 붉은 선의 코너를 드래그해서 크롭 영역을 정한다.
홀수와 짝수 페이지를 구분해서 크롭을 설정할 수도 있다.
지난 주말에 이걸로 1-2시간 책을 읽어 봤는데 걱정했던, 눈이 아픈 문제는 아직 잘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이 킨들은 반사 방식인데 비해 일반 모니터는 빛을 내는 방식이라 오래 보면 눈이
아프다고 하는데 내가 알고 있는 빛의 물리학으로 봤을 때는 반사광이든 직사광이든 차이가
없을 것 같다. 물론 빛의 세기는 상관이 있지만 그건 모니터의 밝기를 줄이면 된다.
하지만 여전히 (종이책은 물론이고) 킨들로 읽을 때의 어떤 편안함은 없는 것 같다. 왜일까?
계속 에너지가 방출되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는 데 따른 심리적 불안감일까?
지난 학기에 한 대학원생이 자신은 모니터로 글을 읽는 게 더 편하다고 말하는 걸 듣고 놀란
적이 있다. 나에게 그런 때가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