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ala
아프리카 콩고. 부인과 어린 아이가 있는 한 젊은 남자가 혼자서 큰 나무를 베고, 그것으로 숯을 만들고, 그 만든 숯을 자전거에 실어 도시로 팔러가는 과정을 관찰적으로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재래식으로 숯을 만드는 건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데, 유튜브에 보면 영상이 있다. <The Four Times>(2010)란 영화에도 그런 장면이 나온다. 어쨌든 그렇게 숯을 혼자서 만드는 것도 힘들지만, 그것을 자전거에 잔뜩 실어 (위 사진 왼쪽에 모퉁이가 보인다) 며칠에 걸쳐 걸어가는 과정은 '생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숯이 나무보다는 가볍지만 포대에 담아 자전거에 넘쳐나도록 실었기 때문에 약간의 비탈길도 힘들다. 지나가는 트럭 때문에 자전거가 넘어져 타이어가 펑크나고 숯 일부가 못쓰게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없어지게) 되기도 한다. 산업화된 - 굶어 죽을 걱정은 안 해도 되는 -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재래식 삶이 어땠는지 조금이나마 짐작하게 하는 영화다. 감동 측면에선 <The Work>가 강했지만 '영화적'으로는 이 다큐를 더 평가할 수 있겠다.
The Insult
레바논에는 수십만 명의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살고 있는데, 레바논인들의 미움을 받고 있는 모양이다. 이 영화는 그 두 그룹에 속한 남자 두 명이 사소한 일로 갈등을 일으켜 법정까지 가는 일련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영화의 메시지는 민족 간의 화해다. 팔레스타인인들이 핍박을 받아온 건 사실이고 레바논군에 의해 학살을 당한 적도 있지만 그들도 (유태인들과 별개로) 레바논인들에 대해 테러를 한 적이 있다. 영화 중에 레바논인 측 변호사가 말하듯, "팔레스타인인이 수난을 독점하고 있지 않다." 그래서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자는 건데, 가끔 너무 도덕 교과서 같다는 느낌이 들긴 한다. 그래도 스토리가 탄탄하고 조금 감동도 있다. 옆 좌석의 한 여자는 후반에 계속 훌쩍거렸다.
그 외 <단편 쇼케이스 3>, <1993년의 여름> 등이 괜찮았다.
<The Square>와 <Loveless>는 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맞지 않았다. 개봉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