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느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 중에서 아마 가장 실망스러웠던 영화이지 싶다. 새로운 맛이
없지는 않지만 너무 투박하다. 가끔 <전설의 고향>을 보는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태국의
문화나 역사를 몰라서 그런지, 너무 알 수 없는 장면들이 있다. 위 마지막 장면도 그 하나다.
신비주의(적당한 용어인가?)를 싫어하지 않는데, 그래도 어느 정도는 해석의 여지를 줘야
할 것 아닌가.
올해 참 영화가 없었나부다 하는 생각도 든다. 황금종려상 영화를 부산영화제가 아닌 데서
본 것도 근래 처음인 것 같다. 수입사와의 협의가 잘 안 되었나. 올 부산에서 초청하지 않은
이유도 궁금하다. 후져서 그런 건 아닐 거고.. 어쨌든 깐느 최고상을 받은 영화가 이 정도면
올 부산은 별로 기대가 되지 않는다. 뭐 요즘 크게 기대한 적도 없었지만.
개인적인 거겠지만, 분미의 처제로 나오는 여자(위 사진에서 앞쪽 여자)의 느낌이 좋았다.
실제로 다리 한쪽이 많이 짧은데 (이 저예산 영화에 CG를 하진 않았을 테니) 그런 몸으로
전문 배우가 되었을 것 같진 않고.. 자연스러웠지만 아마추어 느낌이 있었다. 삶의 풍파를
겪었지만 초월했달까, 담담하달까, 그런 거. 그러면서도 고운 느낌이 있다.
네이버에 이 영화를 검색하면 "코미디"로 나온다. 그거야 말로 코미디다. 옆자리 아줌마들
(이런 영화를 왜 보러왔지?)의 유일한 반응이 유령의 언행에 가끔 웃는 것 뿐이더라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