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옥자

idlemoon 2017. 7. 27. 02:27

 

재미없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전혀 기대를 안 했는데 예상 외로 흥미가 유지되었다. 연기가 좋고 장면들이 전혀 허술하지 않다. 일급 배우들이라 당연히 연기를 잘 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런 배우들을 데리고도 장면이 흡인력 없는 건 얼마든지 가능하다. 스토리도 좀 단순하긴 하지만 감독의 이전 몇 영화들에서 느꼈던 논리적 허점이 별로 안 보였다. 적어도, 액션 스릴러가 대부분인 한국영화계에 신선한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

 

스타 배우들의 연기와 대사가 좋지만 단편적으로 느껴지는 점은 있는 것 같다. 주인공을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얽히는 그런 대사와 연기가 아니라, 각각 따로 노는 느낌?

 

아동 영화를 너무 고예산으로 만든 것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제작비가 낭비되었다는 말은 아니다. 돈 들인 만큼의 퀄리티가 있다고 본다. 다만 아동 영화를 그렇게 고퀄리티로 만들 필요가 있는가라는 것이다. ("아동 영화"라고 했지만 실제로 애들이 이 영화를 좋아할지는 모르겠다. "계몽 영화"가 더 나으려나.)

 

조금 다른 이야기로서, 난 옥자 돼지 캐릭터에 감정이입이 잘 되지 않았다. 일단 CG라는 걸 아니까 그런 것 같고, 또 하나 이유는 표정 연기가 없다는 것이다(눈 연기는 조금 있다고 하겠다). 실제로 소 돼지가 그러니 그렇게 한 거겠지만, 애니메이션 영화에서는 대개 동물도 사람처럼 표정이 있는 것과 비교된다. 몇 년 전의 <미스터 고> 같은 영화도 비슷한 문제를 갖고 있었다.

나로선 틸다 스윈튼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가장 컸다.

 

기억에 남는 대사 하나:

 

미자: 왜 죽여야 하나요?

낸시: 죽은 것만 팔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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