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반 이후까지도 사실 좀 지루했다. 반공영화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던 걸까. 상황 설정들이 상투적이고, 인물들도 스테레오 타입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 같았다. 하지만 끝무렵에 가서는 상당히 몰입이 되었다. 특히 비즐러가 크리스타를 심문하는 장면은 근래 본 대중영화 중 최고였다. 그 장면 하나로 이 영화를 용서(?)해줄 수 있다. 비즐러의 '쿨'함도 마음에 들었다. 반공영화적 진부함을 얘기했지만, 한편 '자유의 억압'이 어떤 건지 잊고, 혹은 모르고, 살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묘사가 진부하다고 폄하할 수는 있지만 피압박의 역사를 그럴 수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