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봤다. 어느 영화든 사람이 많지 않은 데서 보는 걸 선호하지만, 이건 특히
많은 사람들 속에서 (혼자) 보고 싶지 않았다. 뭐랄까, 마치 놀이공원에 혼자 가는
것 같달까. 뭐, 혼자 놀이공원에 가는 사람도 있더라만.
절반 이상의 시간이 지날 때까지도 꽤 어지럽고 보기가 피곤했다. 내용은 어차피
유치원생 수준이라, 1시간 반쯤 지났을 땐 1, 2분 눈을 감고 있다가 보다가 했다.
그런데 마지막 1시간엔 그 동안 익숙해졌는지 어지러운 게 거의 없어졌다. 그래서
어느 정도는 액션을 즐기면서 볼 수 있었다. 영화가 재미있어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판도라의 원주민(?)이 인디언들을 아주 닮았다.
3D 액션도 즐기고 도덕적 만족감도 얻고. 일석이조. 돌 하나로 새 두 마리.
영화의 발명 이후로 가장 큰 기술적 변화는 유성영화와 컬러영화일 것이다. 둘 다
초기엔 기술적 문제와 비용의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주류로 자리를 잡았다.
3D 영화도 그렇게 될 수 있을까. 난 회의적이다. 눈요기거리로 어느 정도는 확산이
되겠지만 사운드나 컬러처럼 지배적이 되지는 않을 듯하다.
"눈요기"가 중심인 예를 들어 포르노 같은 것에선 유효할 수 있겠지만 내러티브가
중심인 장편 극영화에서는 글쎄다.
(적어도 <아바타> 같은 형태의) 3D 영화는 근본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우리가 실제
공간에서 사물을 볼 때는 그것의 거리에 따라 초점이 달라진다. 그러나 3D 영화에선
가까운 물체를 보든 먼 물체를 보든 초점은 변하지 않는다. 주인공 뒤쪽의 배경을
본다고 그 배경이 초점이 맞고 주인공이 흐려보이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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