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ovie.empas.com/Image/x00/03/99/76_6.jpg)
전에 (1월 25일) "냄새"를 쓴 계기가 되었던 그 글을 읽지 않았더라면
이 영화를 그렇게 흥미있게 봤을지 모르겠다.
어쨌든 근래에 본 대중영화 - 고예산영화 - 중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원작 - 읽지 않았지만 - 에 힘입은 바가 큰 듯하다.
뭔가 '초월적'인 걸 좋아하는 내 성향과 관계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인간은 RGB 세 개의 색을 보지만 새(bird)들은 하나의 색을 더 본다고 한다.
그 하나의 색이 어떤 건지는 인간은 전혀 짐작할 수도 없는 것이다.
영화의 주인공이 경험하는 냄새의 세계도 그처럼 미지의 영역이다.
인간이 경험하는 범위 내에서도, 냄새는 상당히 미지의 세계라 할 수 있다.
색을 표현하는 단어는 아주 다양하지만 냄새를 표현하는 단어는 별로 많지 않다.
색에는 '삼원색'이란 게 있지만 냄새엔 그런 게 없는 것 같다.
어떤 저자가 말했듯, 냄새는 "power without a name"이다.
미지의 것이면서 한편 원초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
영화의 마지막에도 나오듯, 냄새는 성욕 및 식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하나의 향수가 두 가지 역할을 다 한다는 게 좀 의아스럽긴 하지만.)
인류가 직립보행을 하면서부터 성욕은 냄새와 멀어진 것 같긴 하지만
맛있는 냄새가 나는 것과 맛있게 보이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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