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부어맨의 영화들을 좋아하고, SF이기도 해서 보러 갔다. 아주 뛰어난 영화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크게 지루하지는 않았다. B급 영화를 보는 재미 같은 게 있다. 장면들이
엉성하다는 느낌을 주지만 별로 진부하게 여겨지지는 않았다. 개봉 당시 "벌거벗고
돌아다니는 숀 코네리 외에는 볼 것이 없는 졸작"이라는 평을 받았단다.
가끔 영생불사의 인간이 등장하는 영화를 보게 되는데, 대개 죽지 않고 영원히 사는 건
좋은 게 아니란 결론을 내린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지겨운지 아닌지 누가
그렇게 오래 살아 봤나? 현재만 해도 노인 문제가 많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노인들의
삶이 불행한 건 대개 건강과 일의 문제가 크지, 나이가 많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라고 본다. 오래 살수록 불행하다면 수 세기 전보다 수명이 훨씬 늘어난 지금은
그 때보다 불행해야 할 것이다. 물론 오래 사는 것과 불사는 다르지만 아무리 '불사'라
해도 태양이 식고, 우주가 종말을 맞으면 어차피 끝나게 되어 있다.
명보 1관에서 봤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거의 절반은 찬 것 같았다. 이런 영화를
별로 보러 올 것 같아 보이지 않는 중년의 사람들이 꽤 눈에 띄었다. 초대권 손님인가.
관람 분위기가 다소 낯설었다.
이번 충무로 영화제에선 왕년의 명화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존 부어맨의 <서바이벌 게임>
(Deliverance)을 강추하고 싶다. 내가 작년 부산영화제의 최고로 꼽은 <열 척의 카누>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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