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TV시리즈를 안 봐서 그런지 별로 몰입이 되지 않았다. 그래도 마지막 사도(使徒?)와의
대결은 좀 볼 만했다. 전국의 전기를 끌어모아 그 에너지로 공격한다는 발상이 그럴 듯하다.
현실적으로 말이 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더 궁금한 건 그 사도의 에너지 소스가 뭔가 하는
것이다. 아니, 에너지원 자체보다, 그 화려한 공중 쇼(?)가 왜 필요할까 하는 것이다. (만화
영화에서 그런 걸 따지려는 게 아니라, 몰입이 안 되니까 그런 생각들을 했다는 말이다.)
로봇을 '조종'하는 아이와 그 로봇 사이의 인터페이스도 궁금했다. 아이가 들어간 후 어떤
액체를 채우는 게 보여지는데, 그게 무슨 역할을 하는 건지..? 나의 좁은 상식으로는 아이의
뇌와 로봇이 전선 같은 걸로 연결이 되어야 할 것 같은데 말이다. 영화 <매트릭스>에서는
컴퓨터를 통해 뇌에 가상 경험을 입력하는데, <에반겔리온>은, 반대로, 뇌가 직접 컴퓨터를
제어하는 형태가 아닌가 싶다.
이런 만화영화를 보면서 드는 생각의 하나는 왜 아이여야 하는가 하는 것이다. 인류의 운명이
달렸다는데 왜 어른이 아니라 아이가 로봇의 '파일럿'이 되는가. 관객의 주류가 애라는 것이
물론 이유가 되겠지만 그 외에 다른, 영화 내적인 이유가 있나. 예전에 읽은 SF소설이 생각이
났다. <Ender's Game>이라는 건데, 어린 아이(Ender Wiggin)가 우주에서의 군사 훈련을
거쳐 마지막에 외계인의 공격에 맞선 지구 함대를 '지휘'하여 인류을 구한다. 결말을 자세히
얘기하긴 좀 그렇고, 하여튼 어른이 아니라 아이가 선택된 것은 어떤 심리적 복잡성이 없기
때문이다. "딴 생각 안 한다"라고 할까.
결말도 결말이지만, 위 책표지 사진처럼 무중력에서의 전투 훈련 장면들이 기억에 남아 있다.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는 모양이다. Wolfgang Peterson 감독이고 올해 개봉예정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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