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comes like an idiot

idlemoon 2019. 4. 8. 01:42

To what purpose, April, do you return again?

4월, 넌 무슨 목적으로 다시 돌아왔나?
Beauty is not enough.

'아름다움'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You can no longer quiet me with the redness

끈적이며 열리는 작은 잎들의 붉은 색은
Of little leaves opening stickily.

더 이상 내게 평온을 주지 않는다.
I know what I know.

나도 알 것은 안다.
The sun is hot on my neck as I observe

크로커스의 이삭을 관찰할 때
The spikes of the crocus.

목뒤에 햇살이 따뜻하다.
The smell of the earth is good.

흙의 냄새가 좋다.
It is apparent that there is no death.

죽음이란 없는 것 같다.
But what does that signify?

하지만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Not only under ground are the brains of men

땅 밑에서 사람의 뇌가
Eaten by maggots.

구더기에 먹히고 있는 것뿐 아니다.
Life in itself

생명은 그 자체가
Is nothing,

아무것도 아니다.
An empty cup, a flight of uncarpeted stairs.

하나의 빈 컵, 카펫 깔리지 않은 일련의 계단이다.
It is not enough that yearly, down this hill,

매년 언덕 아래로
April

4월이, 횡설수설하며 꽃을 흩뿌리는 백치처럼
Comes like an idiot, babbling and strewing flowers.

오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 Edna St. Vincent Millay, "Spring".

 

"빈 컵"의 의미는? 컵은 뭘 채워서 마시기 위한 물건인데 비어 있으면 무의미하다( 적어도 그 순간에는). 말하자면 컵은 그 자체로는 "아무것도 아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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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n itself"를 "생명은 그 자체로는"이라고 번역했다가 "생명은 그 자체가"로 바꿨다. 사실 이게 첫 번역이었다. "그 자체로는"으로 바꿨다가 다시 돌아온 것이다. 아무래도 앞까지의 흐름을 보면 이게 맞는 것 같다. 생명은 죽음을 전제로 할 뿐 아니라, 그 자체로도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백치와 비교한 것도 구제불능의 느낌을 준다.

 

"카펫 없는 계단"이 좀 어렵다.. 카펫이 없다고 계단이 무의미하다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그러나 "계단"을 사람이 사람을 위해 만든 장치로 생각하지 말고 삶의 힘든 여정을 비유한 것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즉 삶은 삭막한 - 존재에 대한 '배려'가 없는 - 고행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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