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Entre les murs

idlemoon 2008. 10. 14. 00:50


올해 부산에서 본 영화 중 가장 좋았다. 별 사전 지식 없는 상태에서, 너무나 사실적이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봤는데 알고 보니 다큐적인 요소가 많이 있었다. 선생이며 작가인 프랑수와
베고도의 원작에 바탕을 두었으며 그가 직접 출연도 하였다(위 사진). 학생들도 모두 실제로
학생이었다고 하는데 연기가 너무 훌륭했다. 자신들의 평소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학생들과 매주 워크샵을 하면서 구체적인 줄거리와 그들이 맡을
캐릭터를 정해 나갔다고 한다. 카메라가 3대 사용되었는데 하나는 선생을 계속 쫓고 또 하나는
그 장면에서 중심 역할을 하는 학생을 쫓고, 나머지 하나는 다른 학생들의 순간 순간을 포착
하였다. 그 순간의 대부분은 연출하지 않은 것이다 - 옆자리 애와 장난을 친다든지 멍하니 딴
생각을 한다든지. 카메라를 여러 대 쓰는 게 영화에서 드문 건 아니지만 이처럼 다큐적 요소가
강한 영화에선 꽤 특이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 영화 감독에게 이런 소재를 가지고 다큐적으로
만들어 보라고 하면 아마 대부분은 카메라 하나로 줄곧 쫓는 영화를 만들 것이다. 그게 일반적
으로 더 다큐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다큐는 - 특히 저예산 "독립" 다큐는 - 카메라 하나로 찍는
게 보통이고, 이처럼 별 크지 않은 공간일 경우 더욱 그렇다. 하여튼 스타일면에서 뭔가 신선한
느낌을 줬다.

내용적으로도 아주 깊이가 있었다. 가르침이라는 것에 대해, 학교라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
하게 만들었다. 전에 인용한 적이 있는 "Nothing is just one thing."이란 말이 새삼 떠오르는
영화이기도 하다.

제목의 뜻은 "Between the Walls" 쯤 되는 것 같다. 아마 교실을 의미하는 듯하다. 영어 제목은
"The Class"이다. 감독은 로랑 깡떼(Lauren Cantet). 2008년 깐느 황금종려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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