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body's Detroit

idlemoon 2010. 4. 11. 02:05

앤드류 무어의 사진집 <Detroit Disassembled>의 서문에서 발췌. 저자는 시인 필립 레빈.
그는 디트로이트 출생이고, 26세 되던 1954년에 그곳을 떠났다. 그 뒤로 가끔 고향을 방문
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1982년이다. 작은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갔었는데, 시간이
나서 옛 거리를 돌아다니다 사람들이 떠나버린 빈터에 텃밭을 가꾸고 있는 한 흑인 노인을
만난다. 텃밭을 구경하고 그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시상에 잠긴다. (Harper's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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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is block seven houses are still here to be counted,
이 블록에는 당신은 아직 일곱 채의 집을 셀 수 있다,
and if you count the shacks housing illegal chickens,
그리고 당신은 이런 것들도 셀 수 있을 것이다: 불법으로 닭을 키우는 오두막들,
the pens for dogs, the tiny pig sty, that is half cave . . .
개 우리들, 아주 조그만, 반쯤 동굴 같은 돼지 우리들 . . .
and if you count them you can count the crow’s nest
그런 것들을 셀 수 있다면, 당신은 모퉁이에 있는
in the high beech tree at the corner, and you can
큰 너도밤나무 위의 까마귀 둥지도 셀 수 있다, 그리고 당신은
regard the beech tree itself bronzing in the mid-morning light
아침 햇살에 청동(靑銅)빛으로 물든 그 너도밤나무 자체를
as the mast of the great ship sailing us all back
거대한 범선의 돛대로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into the 16th century or into the present age’s
우리 모두를 16세기로 싣고 가거나, 아니면 현 시대의
final discovery.
궁극적 발견으로 인도하는.

그날 아침의 나의 안내자(그 흑인 노인을 말함)의 이름은 톰이었다. 나는 그에게 '제퍼슨'이란
성을 붙여서 "A Walk with Tom Jefferson"이란 시에 등장시켰다. 그가 남긴 말 하나 - 우리의
도시에 대한 그의 비전을 요약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 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것저것 모두
사라지고 그 블록에 일곱 채의 집만 남았다는 얘기를 그가 했을 때, 난 마땅히 좋은 말이 생각
나지 않아서 "Nothing lasts forever"라고 대꾸했다. 그러자 그는 삶의 풍상이 새겨진 얼굴을
내게로 돌리더니, 나의 말을 고쳤다. "Nothing la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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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혹은 감히, '영원히'란 말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뜻일 것이다. 영원히 지속되는 게 없는
건 말할 필요도 없고 그냥 '지속되는 것'도 없다는 것이다.

관련 글: http://wlm.pe.kr/tc/entry/Heidelberg-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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