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봤었지만, 그래서 "난 이 영화를 봤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본 게 아니었다.
전혀 새로운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옛날 영화는 고리타분하다"란 선입견 때문인지
몰라도, 첫 장면부터 놀라움을 줬다. 영화 시사회에 스타들이 입장하는데, 아나운서가
"새 남편과... 결혼한지 벌써 두 달 되었는데 여전히 신혼처럼 행복하다" 같은 멘트를
날린다 (당사자 둘은 무표정하다). 아래 스틸은 젤다라는 여배우와 그녀의 새 애인.
할아버지의 표정이 억지로 끌려온 것 같다. 자막은 아나운서의 멘트.
마피아 보스 같아 보이는 한 남자의 여자와 춤추는 장면인데, 여자가 진 켈리의 안경을
벗겨 입김을 분 다음에 자신의 스타킹에 닦는다 - 세상에! 진 켈리는 외면하고 있다.
아래는 같은 여자와 춤추는 다른 장면. 이 역시 내가 문외한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디자인이 매우 놀라웠다.
유명한 "Singin' in the Rain"이란 노래는 가사를 제대로 모른 채 들었을 때는 - 들었다기
보다는 '들렸다'고 해야 하나 - 비가 어떤 긍정적인 의미를 갖는 줄 알았다. 시원하다든가
답답함을 풀어주는 것 같은. 하지만 가사를 보니 거의 정반대의 의미 같다. 어두운 구름을
비웃기도 하고 (I'm laughin' at clouds / So dark up above) 폭풍우가 거리의 사람들을
쫓아버리기도 한다 (Let the stormy clouds chase / Everyone from the place). 그러나
태양은 가슴에 있고 (The sun's in my heart) 웃음이 얼굴에 있다 (I've a smile on my
face). 그렇다면 "사랑은 비를 타고"란 번역은 좀 안 맞는 셈이다.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The Maltese Falcon (0) | 2008.03.04 |
---|---|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0) | 2008.02.29 |
Singin' in the Rain (0) | 2008.02.23 |
Annie Hall (2) (0) | 2008.02.19 |
Sweeney Todd (2) (2) | 2008.0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