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오경.
사진이 조금 민망하지만
적당한 게 별로 없네요.
잘 만든 영화지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게 있다면 "스포츠가 없다"는 거다. 주연 배우들이
핸드볼 선수가 아니면서도 그 정도 했다는 건 아주 훌륭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나로선
욕심에 차지 않았다. 점프하고 컷, 던지고 컷... 조금이라도 어려워 보이는 데서는 항상
컷이다. 예전에 <태풍태양> 보고서도 거의 똑같은 얘길했었는데, 그런 식으로 계속 컷
으로 처리하면 나 같은 사람은 동화가 안 된다. 'suspension of disbelief'란 말이 있다.
영화를 볼 때 우리는 '저거 가짜'란 생각을 잠시 접어둔다는 말이다. 근데 그 '잠시 접어
둠'이 경기 장면에서는 안 되는 거다.
"극영환데, 바랄 걸 바래야지"라고 말한다면 사실 별 할 말 없다. 하지만, 전문 배우가
아니라 핸드볼 선수들이 (실화의 인물들이 아니더라도) 출연을 했다면 어떨까. 연기가
좀 서투르더라도 아마 난 그런 영화를 더 선호했을 것 같다.
<우.생.순>은 스포츠보다는 드라마에 치중하는 영화로 보인다. 그리고 서두에 밝히듯이
실제 사건/인물에 그다지 충실한 것 같지도 않다. 그렇다면 한 가지 질문을 해보고 싶다.
이게 순전히 픽션이었다면 승부던지기에 의해 승패가 정해지는 것으로 결말을 내었을까?
이기든, 지든, 승부차기로 끝나는 축구영화를 상상해보라. 맥 빠지는 것 아닌가? 물론
'실화에 바탕'을 두다 보니 그렇게 된 거지만, 그게 '드라마'로서의 <우.생.순>에 도움이
되는 것이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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