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 본 다르덴 형제 영화 중 가장 보기 편했다. 두 가지 의미에서 그렇다. 하나는 핸드헬드로
인물을 쫓아다니는 숏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한 장소에서 대화를 할 때는 여전히 컷이 없지만
이동을 할 때는 거의 컷으로 넘어간다. 이 영화에서만 그런 건지 점차 변해온 건지 모르겠다.
마지막 본 다르덴 영화가 <자전거 탄 소년>이었는데 그게 어땠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어쨌든
<로제타> 같은 초기영화와 비교하면 확실히 다르다. 그런 영화는 큰 화면에서 보면 멀미 난다.
또 하나는 '흥미진진'하다는 것이다. 서스펜스가 있고 마지막에 일종의 반전도 있다. 스타일이
워낙 단조로우니까 사실 흥미진진하다는 게 좀 안 맞는 말이긴 하지만 다르덴 영화 중에서는
그래도 가장 상업영화적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사실 난 다르덴 영화들을 크게 좋아하지 않는다. 좋은 영화라는 데에는 별 이의가 없지만 깐느
황금종려상을 두 번이나 수상할 만한 건가에는 개인적으로 의문을 가지고 있다. 아마 일관된
사회적 메시지에 점수를 주는 것일 테다.
뉴욕타임스의 평을 좀 훑어보았는데 한 구절이 눈에 띄었다. 주인공 여배우에 대해 "actorly
vanity(자신을 멋있게 보이려고 하는 것)가 전혀 없다"는 거다. 딱 공감이 갔다. 참고로 어젯밤에
본 영화에서 actorly vanity가 느껴지는 장면을 (뭐 모든 장면이 그렇지만) 골라봤다.
너무 극단적인 비교인가.ㅋㅋ 영화는 <Out of the Past>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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