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욤 아폴리네르의 시 "Zone"의 마지막 구절이 "soleil cou coupé"이다. 영어로 직역하면
"sun neck cut". "태양의 목이 잘렸다" 혹은 "태양은 잘린 목이다"라는 의미이겠다.
한 해석에 의하면, 해가 아침에 뜨면서 지평선에 걸린 걸 묘사한단다. 지평선이 가로지르면
"자르는" 거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시의 배경이 파리이므로 해가 반듯한 지평선에 걸릴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인다. 그리고 설사 수평선 같은 직선이 가로지른다고 해도 그게 별로
"잘린 목"처럼 여겨지지 않는다. 얼굴/머리는 둥글지만 목이 둥글지는 않지 않은가.
그래서 해를 '잘린 단면'으로 해석해야 할 듯하다. 어쨌든 내겐 그게 훨씬 직관적으로 다가
온다. 일출 직후이면 너무 밝지 않고 불그스름할 테니 더욱 '잘린 목'의 이미지와 어울린다.
해를 보며 저건 우리(지구, 나)가 떨어져나온 목(몸통 - heart가 있는)이라고 상상해 볼 수
있을 듯하다.
이 시의 시작 부분은 다음과 같다(영역 Charlotte Mandell).
In the end you are tired of this ancient world
결국에는, 넌 이 오래된 세계가 지겨워졌다
Shepherd oh Eiffel Tower the herd of bridges is bleating this morning
오 에펠탑, 목동이여, 오늘 아침 다리 떼가 매에 운다
에펠탑은 센강변에 있고 센강에는 다리가 많다. 에펠탑을 목동에, 다리들을 양떼에 비유한
것이다. 매에 우는 건 자동차 경적 소리일 듯.
참고: http://blog.changbi.com/lit/?p=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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