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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al amoeba

개미처럼 단체 행동 혹은 "사회 생활"을 하는 아메바입니다. 먹을 게 귀해지면 그림 a, b 처럼 한 군데로 모여 뭉쳐서 c 처럼 볼록해지고, 다시 길쭉하게 달팽이 모양이 되어 열과 빛이 있는 곳으로 이동합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선두의 약 20%가 식물의 줄기 형태를 만들며 굳어 나머지 80%가 기어 올라 갈 수 있게 합니다. 말하자면 "이타적" 행동을 하는 것이죠. "줄기"를 형성한 개체들은 죽지만 위에 "포자"를 형성한 개체들은 지나가는 벌레 등에 들러붙어 먹을 게 많은 곳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됩니다. 자연에서 발견되는 이런 아메바들은 서로 유전적으로 아주 가까운데, 위 그림은 유전적으로 좀 다른 종 둘을 섞었을 때 어떻게 되는지 보여줍니다. 그 중 한 종(파란 색)은 "이기적"이 되어 줄기를 ..

카테고리 없음 2007.09.20

서울영화제 1

섬 / Island (Pavel Lounguine, 러시아, 2006) 단조롭고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건지도 모르겠고 계속 성경 구절이 나와 짜증나기도 했는데 - 약간 졸기도 했다 - 마지막에는 진한 감동을 던져줬다. (근데 끝에 감동을 주는 영화는 왜 항상 중간에 지루할까?) 주제를 한 마디로 하자면, "죄를 지어야만 (혹은 죄를 깨달아야만) 득도를 할 수 있다"라고 할 수 있을까. 예전에 한 번 똥 얘기한 적이 있는데 그것도 생각난다. 열세살 수아 (김희정, 2007) 상당히 잘 만들었다. 소녀의 감수성을 감각적으로 잘 표현한 것 같다. 다만, 별로 새로운 게 없다는 생각은 든다. 10대 소녀의 뚱한 표정이 처음 나왔을 때, 저걸 영화 끝 날 때까지 봐야 겠지 라며 지레 지겨워졌다 - 나중엔 많이 익숙..

영화 2007.09.10

망각

아흔이 넘은 이후로 뇌가 급격히 쇠퇴해진 아버지가 어제 아침에 계단에서 넘어져 머리에 피를 잔뜩 흘리고 응급실에 실려갔다. 사진 찍고, 봉합 수술하고, 수액 맞고 그러고 오후에 집에 왔는데 전혀 기억을 못하신다. 병원에 있을 때도 "여기 왜 있냐, 집에 가자"란 말을 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다친 과정을 기억하지 못해도 자기 몸에 상처가 있고 붕대가 감겨져 있으면 다쳤나부다 할 텐데, 그런 자각조차 불분명한 것 같다. 약 드셔야 한다고 하면 "나 안 다쳤다"고 한다. 어릴 때, 나의 내성적인 성격을 교정하기 위해 어머니가 날 태권도를 배우게 하셔서 한 몇 달 도장에 다닌 적이 있다. 그 초기였던 것 같은데, 사범과 대련(이라기 보단 대련 연습)하다가 한 방에 나가 떨어졌다. 그리곤 일어나서 창가로 가 거기..

카테고리 없음 2007.09.06

Things to do while you're alive

* 올림픽경기 관람 * 개인 가이드와 함께 뉴욕현대미술관(MoMA) 관람 * 사람 살지 않는 섬 방문 * 영화대본 쓰기 * 팜플로나에서 황소들과 함께 달리기 * 벨리즈에서 스쿠버 다이빙 * 부모님을 모시고 휴가 가기 * 몽골의 나담(Naadam)축제 경험하기 * 번지 점프 * 읽기, 혹은 마저 읽기 * 5 대양 전부에서 수영하기 * 뉴올리언스의 마디그라스(Mardi Gras) 축제 참가 * 오리엔트특급열차 타기 * 타지 마할 방문 * 아우토반에서 운전 * 이과수 폭포 구경 * 브리티시 콜럼비아에서 헬리스키 * 파인허스트 2번 코스에서 골프 -- VISA 카드 광고 (여러 버전이 있음) 부유층을 주대상으로 한 VISA Signature 카드인데, 티비에는 광고를 안 하고 신문, 잡지 등에만 광고를 해서 마..

카테고리 없음 2007.08.25

디 워

재미없다는 얘기를 하도 많이 듣고 봐서 그런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적어도 중간에 뛰쳐나오고 싶은 영화는 아니었다. 스토리와 연기에 문제가 많긴 하지만,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액션이 충분히 볼 만했기 때문일까. 다른 점도 있는 것 같다. 미국배우들이 나오고 미국에서 촬영한 우리나라 자본과 연출의 영화라는 점이 어떤 새로움 혹은 낯선 느낌을 준 것 같다. 영어가 주 언어인 한국영화가 이게 처음은 아닌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때깔' 있게 만든 건 처음일 거다. 자랑스럽다거나 애국심 같은 건 아니다. '할리우드 영화'인데 우리나라 사람이 만들었다는 데서 오는 낯섬이다. (미국의 관객이 이 영화를 나처럼 볼 거 라는 말은 아니다. 미국에선 한국인이 한 외국인에 불과하고, 외국감독이 만든 할리우드 영화는..

영화 2007.08.23

Inland Empire

스타급 배우들을 데리고 이런 (말 안 되는) 장편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게 부러울 따름이다. 는 모든 게 꿰어 맞추어지진 않지만 그래도 뭔가 연결이 되는 듯한 것들이 있기 때문에 긴장이 늦추어지지 않는데 이건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미국 영화비평가 협회에서 "Best Experimental Film" 상을 받았고, 어떤 평자는 브뉘엘의 를 언급하기도 한다. 글쎄, 도 3시간이었으면 지루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는 장면들이 연결이 안 되는 것도 있지만, 개별 장면들도 특이하다 - 초현실적이다 - 적어도 그 당시 기준으로서는. 그러나 는 그런 게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대체로 개별 장면들은 별로 새로운 - 실험적인 - 느낌이 없다. 물론 연기들이 좋고 연출도 여전히 훌륭하지만, 장르영화적인 틀에서 크게..

영화 2007.08.18

사진

미국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에 있는 '올드 페이스풀' 간헐천(geyser). 약 90분에 한 번 분출하고 높이는 약 30m. http://antwrp.gsfc.nasa.gov/apod/ap070807.html 달과 금성. http://antwrp.gsfc.nasa.gov/apod/ap070718.html 스페이스 셔틀의 배기가스의 그림자가 달로 향하고 있는 모습. 보름달일 땐 달이 태양의 정반대에 있으므로 해질 무렵 해와 달이 둘 다 지평선에 있을 때 이런 현상을 볼 수 있다. (그림자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게 아니라 땅과 나란히 가는 것이다. 사실, 이 때는 연기 그림자 뿐 아니라 모든 그림자가 다 달을 향할 것이다.) http://antwrp.gsfc.nasa.gov/apod/ap070603.html

카테고리 없음 2007.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