낳은 정 對 기른 정, 막장 드라마의 단골 메뉴이지만 여기서는 완전히 새롭게 다가온다. 왜 여태 이런 영화를 만든 사람이 없었을까, 신기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영화는 아이가 바뀌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에서 시작해서 '되바꾸는' 과정이 완료되면서 끝난다. 내가 본 한에선 출생의 비밀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항상 (메인이 아니라) 서브 플롯이었다. 그것은 아마 그 이야기들에선 대개 아이가 성인이 된 다음에 비밀을 알게 되는 것과 관계가 있을 것이다. 어쨌든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서는 연애나 재산 문제 혹은 정치적 문제 등 다른 드라마적 요소가 없다. 그냥 바꾸는 과정을 차분히 보여줄 뿐이다.
어떻게 보면 이런 문제(아이가 바뀐 문제)를 당한 부모를 위한 교육용 영화 같기도 하다. 다들 행동이 매우 모범적이다. 물론 주인공 남자가 "우리가 둘 다 키우겠다"는 도 넘은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어른들이 매우 모범적이다. 아이들에게 화를 내는 모습도 없고 상대 부모와 얼굴을 붉히는 일도 없다. 그런 게 있어야만 꼭 좋은 영화라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니다 그냥 다소 익숙치 않았다는 것이다.
두 가장의 대비도 '안성맞춤'의 느낌이 있다. 한 쪽은 부유하지만 자신감이 지나치고 아이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다. 반면 다른 쪽은 가난하지만 아이를 잘 이해하고 사랑한다...
제목이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인데 조금 이상하게 생각되었다. 그것이 영화의 한 주제인 건
맞지만 그게 영화의 전체는 아니기 때문이다. 제목만 보면 마치 아이를 바꾸는 것이 아버지가 되기 위한 과정인 것 같다. 아버지가 된 것은 아이 교환의 한 (작지는 않지만) 산물에 불과하다.
일본어 원제를 구글 번역기로 돌려보니 "그리고 아버지가 되기"로 나온다. 이건 완전히 다르다. 이 제목에는 '하나의 산물'임이 드러난다. '그리고'의 앞에 생략된 건 '6년간의 기른 정을 떼는 아픔 겪기'쯤 된다고 볼 수 있겠다. 그 아픔 겪기는 아버지 되기와 동격이거나 원인이다. 수단이 아니다.
좋은 영화이지만 그래도 히로카즈 감독의 top 3에 넣어주지는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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