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 대하여? 철학 논문에나 어울릴 제목이다. <노팅힐> 같은 영화를 만든 사람이 시간에
대해 무슨 철학적인 얘기를 할 수 있겠나. (<노팅힐>이 아주 후졌다는 말은 아니다)
시간의 가장 본질적인 요소는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이다. 소위 "alternate history" 또는
"what if" genre 라는 게 있다. "이랬으면 어땠을까" 하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런 것은 "어땠
을까?"라는 의문 자체에서 보듯이 일단 어떤 가정을 하고 난 다음에는 필연적 흐름을 따라
간다. 마치 바둑의 수를 물리듯 과거를 바꾸는 얘기가 아니라는 말이다.
예전의 빌 머레이 주연의 <Groundhog Day>가 주인공이 앞 일을 알고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와 비슷하다. 그러나 그 영화에선 주인공이 과거로 돌아가는 게 자신의 의지가 아니다.
그 영화의 재미는 거기에 있다. 그런 '어쩔 수 없음'의 요소가 없다면 인생(시간)에 대한
알레고리가 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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