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군데 웃기는 데가 있었다. 짜장면 배달 장면 같은 거. 하지만 전체적으론 - 내가 보기에 -
실패작이다. 집에 오면서 이유가 뭘까 생각해봤다. 전혀 '아닌' 영화였다면 그런 생각도 안
했겠지만 이건 뭔가 잘 하면 될 뻔 했다는 느낌이 있었다.
한 가지 든 생각은, 너무 '실제 있을 수 있는 일'인 것처럼 하려고 한 게 아닌가 하는 것이다.
어떤 영화든 리얼리티가 있으면 좋은 거지만 이 영화는 기본 설정이 너무 황당하기 때문에
좀 더 판타스틱하게 가는 게 나았을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여자 김씨 얼굴의 흉터
(틀어박혀 지내는 근거를 제공)라든지 딸을 걱정하는 엄마 등이 몰입을 방해하는 것으로 보
였다. '깬다'고 할까.
여주인공의 캐스팅에 문제가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런 영화에선 그냥 여자가 예쁘장한 게
맞지 않나. 상업주의와 리얼리즘 사이에서 마음을 못 정한 것 같기도 하다. 예쁜 것도 아니고
못 생긴 것도 아니고..
남자 김씨의 생존력이 너무 뛰어나다. 판타스틱한 게 더 나았을 거 같다는 말을 했지만 그건
말 안 됨과는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