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베를린

idlemoon 2013. 2. 28. 00:40

후반부의 액션 장면들은 볼 만했던 것 같다. 그런데 스토리 전달이 잘 안 된다. 게다가
특히 이경영은 말소리를 거의 알아듣기 힘들었다. 그런 단점만 없었으면 평균 이상의
장르 영화가 되었을 테다. 배우들의 카리스마도 있다.

그러나 한편 북한측 인사/요원들은 낯선 배우들이었으면 어땠을까 생각을 해보았다.
물론 외국 관객들에겐 모든 배우가 다 낯설지 모르지만, 어쨌든 나로선 북한이라는
나라가 가지는 어떤 낯섬, '다름'의 이미지를 살렸으면 좋았겠다.

사실, 배우의 문제가 아니라 언행이나 태도의 문제일 수도 있다. 내가 북한 사람들을
잘 모르니 어떻게 다른지 말하진 못하겠지만, 어쨌든 수십 년간 다른 체제에서 살아
왔는데 뭔가 달라야 하지 않겠는가. 이 영화에선 가끔 '사상' 같은 게 언급되긴 하지만
남북한 사람들의 언행에 별 차이를 못 느꼈다(사투리 외에).

스토리 자체도 같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북한이 아니라 어떤 국가라도 상관이 없을
것 같다. 대사에 나오는 고유명사 몇 개만 바꾸면 다른 나라 요원들과 싸우는 영화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전향' 같은, 남북한에 한정된 것들이 전혀 없지는 않다. 하지만
그런 것들의 비중은 크지 않다.

내가 너무 많이 바라는 것일 수 있다. 어차피 이런 종류의 영화에서 스토리는 대개
액션을 위한 핑계일 뿐이다. 내 욕심대로 된다면 더 이상 <베를린>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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