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산 2011 (1)

idlemoon 2011. 10. 14. 22:47

오직 그대만
부산의 역대 개막작 중 최악. 반도 안 보고 나왔으니 평가를 할 수 없는 건진 모르겠다만.

Footnote
주인공(아버지)가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한 세계적인 (지금은 죽은) 학자가 쓴 책의
각주(footnote)에 자신이 언급되어 있다는 것. 논문이 인용된 게 아니라 그냥 그 덕분에 저자가
어떤 점을 알게 되었다는 (.. was brought to my attention by ..) 걸 밝힌 것이다.
학자들의 업적과 명예를 둘러싼 신경전을 소재로 극장용 영화를 만든 게 신기하다. 나도 유사
직종에 종사하다보니 공감 가는 것들이 꽤 있었다.

Tominaga Park
다소 정형화된 성장영화라고 할 수 있지만, 가끔 반짝이는 아이디어들이 있다.

We Have a Pope
결말이 충격적이다. 결말 직전까지도 난 대략 왕자가 백성들의 삶을 몰래 둘러보고 깨달음을
얻은 후 임금 자리에 오른다는 식의 얘기인 걸로 짐작했다. 그런 얘기였다면 이 영화는 너무
시시할 것이다.

The Tree of Life
깐느 황금종려상 작품에 대한 큰 기대에는 좀 못 미치지만 훌륭하다. 역사, 우주, 생명, 종교
등을 무리 없이 망라한다. 다만, 우주 속에 인간의 삶(좁게는 주인공 가족의 삶)이 어떤 의미
인지에 대한 철학이 보이지 않는다. 그냥 우주의 이미지들을 보면서 그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할지 모르지만 말이다. 줄곧 'God'을 찾는 것도 좀 거슬렸다.

Best Intentions
여러 명을 롱테이크로 연출하는 능력이 돋보인다.

The Artist
20년대 할리우드 영화를 흉내낸 무성영화(소리가 전혀 없진 않다). 장르 영화에 대사는 별로
(알아들을) 필요가 없음을 새삼 깨닫게 하는 영화.

We Need to Talk about Kevin
재밌긴 한데 애가 그렇게 된 이유를 알 수 없다. 생활이 넉넉하고 부모의 사랑도 충분했는데
말이다.

Las Acacias
아주 단순한 얘긴데 잘 만들었다. 데뷔작이란다.
두 사람의 나이 차이가 궁금하다.

I Am
유일하게 본 다큐멘터린데 실망스러웠다. 행복하게 사는 법을 가르쳐주고 싶어하는 영화.
제목은 옛날에 영국의 작가 G. K. 체스터튼이 어떤 시험에서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I am"이라고 답했다고하는 데서 유래. 말하자면 "내 탓이오"다.
 
단편 쇼케이스 2
두 편의 일본 애니메이션은 평범했지만 다른 것들은 괜찮았다. 특히 <처음부터 다시 시작>은
근래의 장님 영화들과 비교되었다 (<블라인드>는 그래도 <오직 그대만>보다는 훨 낫지만).
너무 사실적이어서 진짜 장님을 캐스팅한 게 아닐까 생각도 들었다.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풍산개  (1) 2011.12.04
부산 2011 (2)  (0) 2011.10.16
Rise of the Planet of the Apes  (1) 2011.09.12
고지전  (0) 2011.08.06
파수꾼  (5) 2011.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