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성한 데가 많지만 한편 상당히 신선했다. 휴전선을 넘나들며 "배달"를 한다는 설정부터,
전향했지만 죽음을 앞두고 "지도자 동지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북한 고위간부, 그의 나이의
절반밖에 안 되어 보이는 북한 애인 등.
그런데 스토리뿐 아니라 '엉성함'도 신선함에 기여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한 예로
주인공이 멀리서 차 안에 있는 여자를 촬영하는 장면을 보면, 저 렌즈로 저 거리에서 여자
클로즈업이 나올 수 없지만 그런 게 그냥 하나의 스타일(?)로 여겨졌다. 말하자면 평양을
세 시간만에 갔다오는 황당함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이 장면이 "평양을 세 시간"처럼 의도된 것이라고 보지는 않지만 어쨌든 이 장면이 사실적
으로 묘사되는 것보다 이게 더 낫다는 생각도 든다는 말이다. 이런 "엉성함"은 물론 저예산
으로 제작된 것과 관계가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저예산이어야만 했던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물론 내용을 완전히 뜯어고친다면 다른 얘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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