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가들의 혹평에 비해서는 나쁘지 않았다. 엉성한 느낌을 주지 않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다.
재밌는 영화라고 말하기도 힘들지만 말이다. 신하균의 몸은 CG로 했나 생각했는데 정말 만든
거란다. 대단하다.
난 줄거리를 알고 가서 괜찮았는데, 다른 사람들은 이야기 파악이 힘들었을 것 같기도 하다.
나오는데 옆에 여자 둘이 휴대폰으로 줄거리를 찾아보고 있었다. 가장 취약한 포인트는 여자
주인공이 아닐까 싶다. 다른 배우에 비해 카리스마가 떨어진다. 노출이 많아 중량급 연기자가
꺼렸을 것 같다. 연기자 자체보다 극중 캐릭터가 더 문제일지 모른다. 아래는 시나리오 개발
단계 때 내가 감독에게 보내줬던 코멘트에서 발췌한 것. 완성된 영화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
같다.
가희의 동기가 취약해 보인다. 어미의 죽음에 대한 분노로 차 있는 정의파의 이미지와 목적
달성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색녀의 이미지가 혼재되어 있는 것 같다. 전자라면 정안군과
성관계를 할 것 같지 않다. 정안군이 권력자이지만 정권에 대한 음모에서는 서로 동등한 관계에
있기 때문에 성관계를 강요할 수 없을 것이다. 후자라면 관계를 가질 수 있지만 그러면 ‘도덕적
분노’를 가진 캐릭터와 어울리지 않는다. ‘수단을 가리지 않는 색녀’의 목적은 대개 돈이나 권력
이지 어떤 도덕적인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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