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Django Unchained

idlemoon 2013. 4. 25. 00:47

30-40분까지는 색다른 상황들 때문에 꽤 몰입이 되었는데, 점점 지루해지더니 마지막엔
피범벅으로 역겨움까지 주었다. 이전에 <Inglourious Basterds>에 대해 욕했는데 이건
그것보다 더 못하다. 같은 욕을 더 하고 싶지는 않고 마침 Harper's 지난 3월호에 관련된
글이 있어서 일부 인용해 본다. 작년 말에 있었던 샌디훅 초등학교 사건을 계기로 미국
미디어에서의 폭력을 비판한 글이다.


타란티노의 의사(擬似)역사적 복수 판타지에서 인간은 터지기만을 기다리는 특대형
물풍선이다. 그 빨간 내용물을 벽과 주위 사람들에게 신나게 뿌려대는 것만이 그들의
역할이다...

몇 십 년 전에는 갱영화를 인간의 어두운 실존에 대한 하나의 섬세한 은유로 간주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줄지어 나오는 극단적 폭력의 미학을 맞닥뜨리며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건 할리우드가 구제불능으로 살인에 매혹되었다는 것뿐이다. 플롯은 이제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착한 놈과 나쁜 놈이 뒤죽박죽이고, 그들은 샌디훅의 살인자 아담
란자처럼 동기가 모호하다. <The Dark Knight Rises>(2012) 같은 영화는 내용이 거의
말이 안 된다. 단지 그것의 많은 살인 장면들이 그 영화를 엮고 있다. 나머지는 모두
오그라들고 살인만이 광적으로 팽창하고, 분기(分岐)하고, 증식한다.

-- Thomas Frank, "Blood Sport"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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