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랑콜리아>가 얼마나 좋은 영화였는지 돌이켜 보게 만든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리들리 스콧은 어디 갔나. "prequel"이란 명목으로 재탕이나 하고.
과학자란 인간들이 너무 무식한 언행을 한다. 무게감이 없다. 그나마 작가의 양심(?)이
있는지, "너 과학자 맞냐"(정확한 대사는 기억 안 남) 식의 대사가 있다.
양심(?)이 느껴진 게 또 있다. 인간의 기원을 찾았다고 말하자 그럼 그 창조주(외계인)은
누가 만들었나는 질문을 한다. 이 대사는 (나에게) 그 창조주 외계인이 무의미하다는 걸
인정하는 양심선언으로 들렸다.
창조주가 뭐든, 그건 또 누가 창조했냐는 질문은 물론 언제나 가능하다. 고전적으로 말하
자면 지구를 떠받치는 거북은 누가 떠받치고 있느냐는 식이다. 그러나 우리가 인간의
기원에 대해 궁금해 한다면, 그건 물리학적/생물학적 기원에 대한 것일 수도 있지만 그
보다 인간 존재의 의미에 대한 것이다. 말하자면 '이유'를 알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어떤
영화가 하나의 이유를 제시한다면, 예를 들어 "걔들이 그냥 심심풀이로 만들었다"는 식의
해석을 제시한다면 그것은 맞든 틀리든 기원에 대한 답을 한 것이고, 그래서 "걔들은 또
누가 만들었대?" 같은 질문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위에 말한 그 대사는 이 영화에 아무런 해석이, 철학이 없음을 인정하는 것으로
여겨졌다는 것이다.
가끔 스펙터클이 볼 만한 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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