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전주 2015 (2)

idlemoon 2015. 5. 7. 00:18

Counting

이미지들이 너무 평범하다. "실험영화"이기 때문에 그 속에서 심오함을 찾도록 애써야 하나.

가지 인상적인 건 있었다. 이따금 나오는 보이스오버 중에 한 나이 많은 여자의 목소리가

이런 말을 한다. (정확한 문장들은 기억이 안 나고 대충의 내용이다.) 세상엔 아무도 책임이

없는 비극과 고통들이 있다. 가령 지진으로 아무 죄 없는 사람들이 죽고 고통을 당하면 누굴

원망할 건가. 그래서 책임지는 존재로 신이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신은 존재한다.

 

Sivas

중간에 조금 졸았다. 마지막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주인공 소년이 자신의 개(시바스)에게 더

이상 싸움을 시키고 싶지 않다고 하자 어른들이 말한다. 네가 원하는 대로 해, 하지만 그 개는

테리어 같은 애완용이 아냐. 싸우기 위해 태어났고 길들여졌어. 그런 개에게 재롱이나 피우고

있게 할 수는 없지 않겠니. (역시 정확한 문장은 아님.)

 

In the Crosswind

이번 전주에서 본 것 중 가장 평가해주고 싶은 영화다. 처음 보는 에스토니아 영화이지 싶다.

스탈린의 횡포로(관련 글) 남편과 헤어지고 어린 딸과 함께 시베리아로 추방돼 강제 노동을

하는 주인공의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가 중심이 된다. 보이스오버로 깔리는 그 글 자체도

좋지만, 이미지가 강력하다. 편지에서  말하는 상황들을 일반적인 방식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한 순간을 'freeze'하여 (인물들이 밀랍인형처럼 서 있다. 단, 바람에 옷자락이 날리는

부분들은 있었다. 가끔 연기자가 눈을 깜박이는 것도 발견했다.) 카메라가 그 공간을 이동해

다닌다. 한 프레임만 보면 보통의 스틸사진과 다를 바 없지만 유튜브에 올라있는 트레일러

보면 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끝에 남편의 편지도 소개되는데, 제목의 crosswind는 거기서

따온 것이다. 나는 동풍이 되고 당신은 서풍이 되어 만나자는 것이다. 실화인데, 영화화하며

윤색을 했는지 모르지만 부부 둘 다 글솜씨가 상당하다.               

 

스펙트럼 단편 1

Art는 어린 아이의 성 학대 문제를 고발하기 위해 어린 아이에게 그런 연기를 시켜야 하는

윤리적 문제를 사실감 있게 토론한다. Mademoiselle은 'Madame'이란 칭호를 처음으로 들은

(미혼) 여자의 충격을 다룬다. In August에서는 어린 딸이 엄마와 헤어지는 아빠와의 마지막 

시간을 보낸다. A Thousand Suns. 간밤의 과음의 여파로 피곤해서 잤다.

 

Court

<In the Crosswind>와 함께 가장 좋았던 영화. 인도 영화지만 춤과 노래가 없다. 인도 사법

시스템의 문제를 쿨하게 보여준다. 센티멘탈리즘이 없다. 위 포스터의 인물을 - 운동가이다 -

변호하는 변호사가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검사와 나중엔 판사도 개인 삶을 보여준다.

마지막 장면이 백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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