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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ive & Market St. (Julie Blackmon)

각각 따로 찍어서 합친 것이라는 게 인물들 그림자를 보면 드러난다. 왼쪽 가장자리 남자의 그림자와 뒤의 할머니 지팡이의 그림자 방향이 다르다. 오른쪽 남자의 그림자와 스톱 사인의 그림자도 일치하지 않는다. (동시에 촬영된 거라면 두 그림자가 소실점을 향해야 하는데 안 그렇다.) 하나 특이한 건 오른쪽 건물의 그림자는 만들어 넣은 것 같은데, 매우 무성의하게 보인다는 것이다. STOP 표지는 뒤쪽의 흰 벽(셔터?)과 떨어져 있음에도 그림자가 직선으로 가로지르고 있다. (근데 궁금한 건 건물 그림자가 가짜라면 진짜는 어디에 위치했을까.)

카테고리 없음 2012.02.06

Nights in White Satin

Nights in white satin, never reaching the end, 끝나지 않는, 하얀 새틴에 싸인 밤들, Letters I've written, never meaning to send. 보낼 생각 없이 쓴 편지들, Beauty I'd always missed with these eyes before. 눈을 뜨고도 보지 못한 아름다움. Just what the truth is, I can't say anymore. 진실이 무엇인지, 더 이상 알 수가 없네. 예전에 한두 번 번역하려다 포기한 노래. 끝에 진실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걸로 봐서 아마 어떤 모순이나 아이러니를 표현하려고 한 것 같다. '하얀' 새틴은 어두운 밤과 대조가 되고, 보낼 생각 없이 쓴 편지도 모순이라고 할 수 있고, ..

카테고리 없음 2012.01.22

도가니

'목적성'을 가진 영화에 대한 선입견 때문이었는지,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고 그냥 화제가 된 영화니까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봤다. 하지만 생각보다 훨씬 잘 만들었다. 상대적인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연출력도 있지만, 무엇보다 스토리가 탄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법정 부분은 꽤 감탄스러웠다. 아마 원작 소설에 힘입은 바가 큰 듯하다. 오리지널 시나리오로 만든 우리나라 영화에서 이런 건 아마 보기 힘들지 않나 싶다. 사실 원작 소설과 영화의 내용 차이가 궁금하다. 각색을 얼마나 했는지 궁금하다는 말이다. (확인하기 위해 소설을 찾아서 읽을 정도로 끌리진 않는다.) 스토리가 매우 영화적인데 각색에 의한 건지, 원작이 그런 건지. 마지막에 민수와 박보현 선생의 장면은 분명 원작에는 없을 것으로 짐작된다. 감..

영화 2012.01.21

Death in dolphins

어미 돌고래가 죽은 갓난 새끼를 수면 위로 마치 숨쉬게 하려는 듯 들어올리는 모습. 어미는 이 행동을 이틀 동안 - 때로는 격렬하게 - 반복하였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Tethys 연구소 팀 촬영. (2007년) 2-3개월 된 돌고래가 허우적거리며 (수영과 호흡을 힘들어 하며) 죽어가는 모습. 죽을 때까지 다른 돌고래들이 주위에 남아 있었다. 위의 경우와 달리 죽은 후 다른 고래들이 바로 떠났는데, 연구소의 곤잘보 박사의 생각에 의하면 이번은 예견된 죽음이기 때문일 것이란다. (2008년) 이런 관찰 등을 통해 돌고래가 죽음을 이해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출처: New Scientist

카테고리 없음 2012.01.14

진화와 창조

오늘 디스커버리 코리아 채널에서 진화론 vs 창조론에 관한 다큐를 보았는데, 진화론을 믿는 사람의 비율을 조사한 것이 나왔다. 미국에선 삼십 몇 퍼센트라고 하는데, 그런 건 대충 알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처음 조사한 거라며 소개하는 수치가 62%였다. 38%는 진화론을 믿지 않는다는 얘기다. 놀라운 사실이다. 우리나라에도 특정 종교의 영향력이 얼마나 강한지 깨닫게 하는 거였다. 하지만 한편 그럴 만한 이유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창조론을 조금이라도 믿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모든 게 과학으로 환원되지 않는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우선 소위 "최초의 원인(first cause)"의 문제가 있다. 우주의 역사가 빅뱅으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그럼 그 빅뱅 자체는 어떻게 생겨났나? 과학이 좀..

카테고리 없음 2012.01.09

편집 수업

출석, 과제, 발표, 시험 등 여러 항목들의 비중을 모두 비슷하게 두었었다. 적어도 계획서상으론. 그런데 실제로 학점을 줄 때는 시험에 비중을 많이 준 모양이다. 내가 시험에 비중을 많이 준 게 아니라 시험 결과 자체가 편차가 크기 때문에 생긴 문제일 수도 있다. 가령 시험의 비중이 20%라 하더라도, 다른 항목들에서는 편차가 거의 없고 시험 결과만 편차가 크다면 결국 시험이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성적평가 관행은 그것만으로는 설명될 것 같지 않다. 출석은 실제로 거의 편차가 없는 게 맞지만, 작품과제는 꽤 편차가 있다. 그런데 작품을 잘 만든 것과 필기시험을 잘 본 것을 비교하면, 전자는 그냥 그 학생이 재주가 좋은 거고(몇 주의 수업의 결과로 영화를 잘 만들게 되지는 않는다)..

카테고리 없음 2011.12.31

부루라이또 요꼬하마

步いても 步いても 小舟の ように 걸어도 걸어도 조각배처럼 私は ゆれて ゆれて あなたの 腕の中 나는 흔들리고 흔들려서 당신의 품속으로 내가 제일 처음 알게 된, 그리고 아주 오랫동안 유일하게 알고 있던, 일본 노래다. 68년에 나온 것이니 처음 들은 건 중학교 시절이겠다. 당시는 일본문화가 개방되기 훨씬 전일 뿐 아니라, 일본 사람을 다들 "일본놈"이라 부르던 시절이다. 8.15만 되면 TV에선 빠지지 않고 일제시대 때 독립운동가들이 잔혹하게 고문당한 내용의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 이런 환경 속에 들은 이 노래는 어떤 이율배반적 느낌을 주었던 것 같다. 좋은데 좋아해도 되나 그런 거. 위의 번역은 인터넷에서 퍼온 것인데, 둘째 줄이 이해가 잘 안 된다. 흔들려서 당신의 품 속으로? 말이 전혀 안 되는 것은..

카테고리 없음 2011.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