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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kenstein

Did I request thee, Maker, from my clay 창조주여, 내가 부탁했나요, To mould me man? Did I solicit thee 흙에서 날 인간으로 빚어달라고? 애원이라도 했나요, From darkness to promote me? 암흑에서 날 끄집어 내어달라고? 밀턴의 에 나오는 구절로서, 책의 서두에 인용되어 있다. 중반까지는 좀 지루했다. "고전이라니까 읽지 이거 뭐.." 생각했다. 그러나 후반에 가서는 재미있어지기 시작했고 "고전이라 불러줄 만하다" 생각했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에서는.. 완전 감동이었다. 마지막 몇 문단이다. 프랑켄슈타인은 자신이 만들어낸 괴물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두 잃고 자신도 결국 죽는다. 그리고 괴물은 자신의 '창조주'의 죽음 앞..

카테고리 없음 2009.06.23

June

The June bug 현관문의 망(網) 위에서 on the screen door 왕풍뎅이가 whirs like a small, 흉하게 생긴 작은 기계처럼 ugly machine, 윙윙거린다. and a chorus of frogs 그리고 모든 창문에서 and crickets drones like Musak 개구리와 귀뚜라미들의 합창이 at all the windows. 단조로운 배경음악처럼 계속된다. What we don’t quite see 딱히 보이지 않는 것들이 comforts us. 우리를 위안한다. Blink of lightning, grumble 번개의 깜박임, 천둥의 우르렁거림 of thunder?just the heat - 단지 그 열(熱)이 clearing its throat. 목청을 ..

2009.06.20

청춘쌍곡선

색다른 경험이었다. 타임머신을 타고 환상여행을 한 것 같은 그런. 내가 고향이 부산이어서 더욱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태어난 바로 그 무렵에 만들어진 영화다. 이 영화에 나오는 로케이션들에 대한 실질적 기억이 있는 건 아니지만 (영도다리는 본 것 같다. 영화에 나오듯 당시의 영도다리는 배가 지나갈 때 다리의 양쪽이 들어올려지는 '개폐교'였다) 어떤 근원적 향수를 자극한 것 같다. 김희갑(그렇게 젊다니!)이 부르는 '이별의 부산정거장' 같은 노래들도 새롭게 다가왔다. 가끔 오다가다 들을 때는 그냥 '옛 노래' 정도로 받아들였지만 이 영화에선 정말 '저들의' 한을 담고 있는 듯이 여겨졌다. 당시의 시대상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과는 다르다. 그런 것도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겠지만, 이 영화는 기록적..

영화 2009.06.17

The Land of No Smiles

Thomas Van Houtryve라는 사진작가가 초콜릿 공장 건설을 타진하는 사업가인 체하며 평양에 가서 찍은 사진이랍니다. '24시간 감시'가 있었다고 하는데 촬영이 가능했던 모양이죠. Foreign Policy 5/6월호. 지하의 카나리아: 평양의 인구수가 얼마나 되는지 아무도 모른다. 3백만 가까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하철 노선이 2개가 있고 역이 17개다. 80년대에 군대가 독일에서 수입한 차량으로 건설한 것이다. 역 이름에 혁명의 용어들이 사용되고 있다. 전우, 부흥, 낙원 등. 어색한 거리 (Uneasy Street): Van Houtryve가 평양에 간 날은 2월의 평일이었다. 그는 대로가 텅 비어 있는 것을 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애를 데리고 있는 부부도, 산책하는 사람도 없었다..

카테고리 없음 2009.06.14

죽음의 두려움

옛날에 가끔 꾸곤 했던 꿈이 있다. '꿈'이란 단어가 딱 맞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반쯤은 깨어있는 듯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매번 비슷했다. 그 꿈의 느낌은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죽음의 두려움'이 내가 말할 수 있는 최선이다. 일상에선 그런 걸 느껴본 적이 없다. 어떤 무서운 것에 맞닥뜨려 느끼는 공포 같은 게 아니라, 지독한 외로움에 가까운 그런 것이다. 내가 2000년에 만든 에 내레이션으로 써먹은 내용이다. 그 무렵 부터 그 꿈을 꾼 기억이 없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꾼 적이 없는 건 확실하다. 유전자의 입장에서 보면 노인은 더 이상 '쓸모'가 없다. 재생산을 하지 못하니까. 물론 노인의 경험과 지식은 자손의 생존에 도움이 되고 그래서 가까운 유전자의 재생산에는 도움이 된다. 그러나 ..

카테고리 없음 2009.06.11

마더

이 예외였음을 확인시키는 영화. 내가 보기에 가장 큰 문제는 마더의 캐릭터. 보통의 엄마라도 아들이 살인 누명을 쓰면 거의 미칠 것이다. 근데 이 여자는 처음부터 그런다. 이런 류의 영화에선 (뭐 감독은 장르 영화를 비틀고 싶었는지 모르지만) 미쳐가는 엄마와 함께 관객이 따라서 안타까와 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근데 처음부터 미쳐 있으면 관객은 어떡하라는 건가. 그런 캐릭터로 설정한 이유가 마지막 1/4쯤에서 드러난다. 그리고 그때부터 좀 재미있어진다. 그러나 너무 늦다. 그리고 사실, 그 장면의 설득력에도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할아버지를 왜 죽이나? 그러면 아들이 풀려나나? 죽임으로서 아들이 풀려나는 상황이라면, 처음부터 미친 마더보다 처음엔 보통이었던 엄마가 더 나을 수 있다. 미친 사람이 그런 행..

영화 2009.06.06

Important Artifacts and Personal Property ...

http://leanneshapton.com/importantartifacts.html 해롤드 모리스와 르노어 둘란(가상의 커플)이 4년간 연애를 하다 헤어진 후 그들의 로맨스와 관련된 모든 물품들을 경매에 내어 놓았는데 그것들을 카탈로그에 담은 형식의 책이다. 새로운 형태의 'graphic novel'이라 할 수 있겠다. 서평들이 꽤 좋다. 영화하는 사람들에게도 참고가 될 듯하다. 저자 Leanne Shapton은 일러스트레이터인 모양이다. 아래는 샘플 페이지. 물품 번호 1005 모리스와 둘란의 사진. 수브라마니안-비탈의 핼로윈 파티에서의 모리스와 둘란. 모리스는 해리 후디니, 둘란은 리지 보든 옷차림을 하고 있다. 이 둘의 (둘이 함께 있는) 알려진 첫 사진. 촬영자 미상. 모퉁이에 압핀 구멍이 있..

카테고리 없음 2009.06.03

김씨 표류기

몇 군데 웃기는 데가 있었다. 짜장면 배달 장면 같은 거. 하지만 전체적으론 - 내가 보기에 - 실패작이다. 집에 오면서 이유가 뭘까 생각해봤다. 전혀 '아닌' 영화였다면 그런 생각도 안 했겠지만 이건 뭔가 잘 하면 될 뻔 했다는 느낌이 있었다. 한 가지 든 생각은, 너무 '실제 있을 수 있는 일'인 것처럼 하려고 한 게 아닌가 하는 것이다. 어떤 영화든 리얼리티가 있으면 좋은 거지만 이 영화는 기본 설정이 너무 황당하기 때문에 좀 더 판타스틱하게 가는 게 나았을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여자 김씨 얼굴의 흉터 (틀어박혀 지내는 근거를 제공)라든지 딸을 걱정하는 엄마 등이 몰입을 방해하는 것으로 보 였다. '깬다'고 할까. 여주인공의 캐스팅에 문제가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런 영화에선 그냥 여자..

영화 2009.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