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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가설

그저께 WHO의 사무총장이 코로나19가 "마지막 팬데믹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며칠 전에 읽은 글에 의하면 신종 전염병 발생의 가장 큰 요인은 기후의 변화와 야생 생태계의 파괴(침범)이라고 한다. 그러나 WHO 사무총장의 말을 접하고 문득 든 생각은 인간이 더 이상 (거의) 진화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 소위 'Red Queen' 이론에 의하면 우리는 기생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진화를 해야 한다. 그러나 과학혁명, 특히 의료기술의 발달 이후 인류는 거의 진화를 하지 않고 있거나 속도가 느리다. 그리고 이제는 진화가 하는 역할을 의학기술이 대신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코로나19가 지나간 후에도 앞으로 마스크를 써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할 거라는 예감이 든다. 100년..

카테고리 없음 2020.09.10

The Vacation

Once there was a man who filmed his vacation. 언젠가 자신의 휴가를 촬영한 남자가 있었다. He went flying down the river in his boat 그는 자신의 보트를 타고 강을 빠르게 내려갔다 with his video camera to his eye, making 비디오카메라를 눈에 대고 a moving picture of the moving river 자신의 날렵한 배가 upon which his sleek boat moved swiftly 휴가의 끝을 향해 신속히 이동하고 있는 toward the end of his vacation. He showed 그 흐르는 강의 동영상을 찍으며 (내려갔다). his vacation to his camera..

2020.08.29

시무 7조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글이라는데, 필력이 대단하다. 몇 군데 인용한다. "정책은 난무하나 결과는 전무하여 허망하고 실(實)은 하나이나 설(說)은 다분하니" "역사는 군왕의 업적을 논할 뿐 당대의 지지율을 논하지 않사옵니다" "앉은 자리는 가시방석이오 일어서니 키는 제일 작은 것이" (외교 문제) "절치부심하여 국력을 키워 극일을 이룬 후에야 비로소 아베의 골통을 쥐어박고 고환을 걷어차" "또한 평화와 화해 따위의 허황된 말로 감성에 목마른 백성들을 현혹시켜" "숯불로 흥한 자 숯불로 망하리라 외치며" "인간을 인간으로 보아야 인간이 보이는 법이거늘" 전문

카테고리 없음 2020.08.27

siege mentality?

어제 중앙일보에 The Economist의 기사 하나가 소개되었다(여기). 文정부가 비판을 참지 못한다는 내용이다. 그 이유로서 그 기사는 한국의 좌파가 오랫동안 약자로서 핍박을 받아 와 매우 방어적이 되었기 때문이란다. 일견 그럴듯해 보인다. 그러나 그보다 훨씬 간단하고 분명한 설명이 있다. 권력자는 누구나 비판을 싫어한다. 文정부가 비판자들을 억압하는 것에 무슨 특별한 설명이 필요한가. 그 기사는 마치 좌파 정부는 정의로운 게 당연한데 아니니까 특별한 설명이 필요한 것처럼 말한다. 반대자들을 탄압한 정부가 우파였다면 siege mentality 같은 용어를 동원했을까? (우파도 2000년대에 꽤 오래 야당이었으며, 다른 나라의 예를 들어도 좋다.) 정의를 내세우며 들어선 좌파 정부가 타락하지 않으면 ..

카테고리 없음 2020.08.25

설국

얼마 전에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을 영화화한 (1957)을 보다가 그 소설을 다시 보고 싶어졌다. 오래 전에 읽었는데 무슨 내용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는 영역본을 읽었는데 가끔 한글본(민음사)과 비교해 보았다. 다른 데가 매우 많았다. 초반 몇 군데 예를 들겠다. "손님은 대개 여행객들이죠. 전 아직 어리지만 여러 사람들 이야길 들어봐도, 마냥 좋아서 그땐 좋아한다는 말도 못한 사람이 늘 그리워져요. 못 잊는 거죠. 헤어진 후엔 그런가 봐요. 상대편에서도 기억해 주고 편지를 보내는 이는 대체로 그런 말들을 해요." '그땐 좋아한다는 말도 못한 사람'은 게이샤가 좋아한다는 말을 못한 상대(손님)을 의미하는 것 같다. 그러나 영어본을 보면 남자한테서 '좋아한다'는 말을 듣지는 못했지..

카테고리 없음 2020.08.16

비 오는데 감염?

오늘 처음 광화문 집회에 갔다. 작년 10월 3일이 처음이 될 수 있었는데 그땐 부산영화제가 있었다. 비가 오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늘 그러듯 티비조선 뉴스를 봤다. 좀 우호적이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코로나 위험을 무시한 것에 비판적인 논조였다. 일부 사람들이 마스크를 안 쓴 것도 보여줬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비 오는 것만큼 안전한 상황은 드물다. 사람 입에서 나온 비말이 비를 뚫고 나가겠는가. 비 때문에 안전하다고 생각해서 주최측이 집회를 강행했다는 말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어쨌든 비가 왔고, 무조건적 비판은 안 해도 되었을 거라는 말이다.

카테고리 없음 2020.08.15

세금폭탄

이번에 부동산세를 많이 올리는 것에 대해 여당은 대상자가 국민의 1%밖에 안 된다고 변명한다. 이 비율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 마치 5000만 국민 중의 1%만 해당되는 것 같다. 그게 아니라 전체 가구의 1%라고 해야 맞다. 인구로 따지면 전체의 4% 정도 될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비율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세금폭탄을 맞는 사람이 단 한 명이어도 그건 문제다. 세금폭탄이 부당한 거라면 대상자가 다수이든 소수이든 부당한 것이다. "1%밖에 안 된다"는 말은 그 1%가 무슨 꼴은 당하든 상관없다는 말처럼 들린다. 단순한 예를 들어 보겠다. 다음 주에 서울에 강한 벼락이 떨어지는데 그게 초호화주택에만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하자. 이때 정부가 "국민 여러분 걱정할 것 없습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0.08.06

Country Fair

If you didn't see the six-legged dog, 당신이 그 다리 6개 가진 개를 보지 않았다 해도 It doesn't matter. 아쉬워할 거 없어요. We did, and he mostly lay in the corner. 우리가 봤는데, 그건 구석에 누워 있기만 했어요. As for the extra legs, 그 여분의 다리에 대해 말하자면 One got used to them quickly 그건 금방 익숙해지고 And thought of other things. 다른 생각을 하게 돼요. Like, what a cold, dark night 가령, '장마당 쇼 구경하기에는 To be out at the fair. 너무 춥고 어두운 밤이네' 같은 거요. Then the keepe..

2020.08.02

Macroeconomic Populism

다른 거 검색하다 우연히 본 그래프. 60년대 말에서 80년대 초까지 칠레의 실질임금 변화를 보여준다. 사회주의 정책을 폈던 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의 재임(70년 11월 ~ 73년 9월) 때 급격히 떨어진 걸 알 수 있다. 그림 출처는 R. Dornbusch and S. Edwards, "Macroeconomic Populism", Journal of Development Economics 32 (1990). 좌파들은 이 경제 파탄이 국내외 우파들의 공격 때문이었다고 믿는다. 위 논문은 아옌데의 정책과 같은 것을 '거시경제적 포퓰리즘'이라고 칭하는데, 이것의 특징은 성장과 소득분배를 중시하고 인플레이션, 적자재정, 외적 제약(외채, 경제봉쇄 등), 비시장적 정책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반발 등의 위험을 경시..

카테고리 없음 2020.07.28